산업 현장의 협업로봇처럼 수중에서 로봇과 잠수부의 협업 시대가 열린다.
부산시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해양로봇센터(센터장 하경남)는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을 이용한 수중 조사·검사 실증 및 보급 확산 사업(이하 ROV 실증 및 보급사업)' 1단계를 완료하고 다음 달 2단계로 광안대교, 현대중공업 건조 선박을 대상으로 현장 실증 테스트에 들어간다고 13일 밝혔다. 2단계 사업에서는 ROV와 잠수부의 협업 가능성에 무게를 둔 현장 중심 실증시험을 진행한다.
ROV 실증 및 보급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2017년 시장 창출형 로봇보급 사업'의 일환이다.
사업비 8억8600만원을 투입해 수중 안전 진단용 ROV를 개발하고, 실증을 거쳐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해양로봇센터가 총괄 주관하고 로보스텍, 지티엔피, 부산시설공단, 현대중공업, 에스큐엔지니어링, 부산로봇산업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센터는 우선 1단계로 지난 6개월 동안 센터 내에 설치된 수조에서 안전 진단용 미니ROV 성능 실증을 완료했다.
다음 달 시작하는 2단계 현장 실증에서는 미니ROV를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 투입, 광안대교 하부 교각의 균열·강도 등 안전 진단 기능을 검증한다. 특히 2단계에서는 미니ROV 독자 임무뿐만 아니라 잠수부와의 협업 가능성을 집중 점검한다.
미니ROV를 잠수부와 함께 투입, 옆에서 잠수부 활동을 모니터링하며 안전 상태를 체크한다. 잠수부가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 및 환경에서는 미니ROV가 이를 대신한다.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을 대상으로 선저 상태 검사 실증도 진행한다. 스크루에 걸린 이물질, 선저에 달라붙은 오염 물질 등을 영상으로 찍어 전송하고 제거한다.
센터는 광안대교와 선박 선저 조사·검사 외에 부산 일대의 방파제·부두 등 해저 안전성 검사가 필요한 곳에도 미니ROV를 투입,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다.
내년 초에 실실하는 사업 3단계 때는 광안대교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 현대중공업 등에 실증을 마친 미니ROV를 보급할 계획이다. 사업에 앞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부산시설공단, 현대중공업은 미니ROV 구매의향서를 교환했다.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위원장 오보근) 의원단 일행은 지난 9일 해양로봇센터를 찾아 미니ROV 성능과 센터 내 실증 상황을 점검했다. 시의회는 미니ROV 보급 확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보근 위원장은 “ROV를 이용한 수중 교각 안전도 검사는 전국 처음”이라면서 “잠수부와 함께 움직이면서 잠수부 안전, 교각 안전 검사 임무를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에 놀라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증 및 보급 확산 사업 대상 제품은 지난해 해양로봇센터와 로보스텍이 공동 개발한 가로·폭·높이 62×41×54㎝, 무게 30㎏의 미니ROV다. 고화질(HD) 카메라,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 추진기를 탑재하고 수심 200m까지 들어간다. 수중 생물·환경 탐사, 항만·연안 수중 구조물 조사, 수중 수색·구조, 침몰선 조사, 선저 검사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