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릴 여지는 줄어든 반면에 비용부담은 커지는 알뜰폰이 상호접속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도매대가 인하로는 더 이상 알뜰폰 특유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알뜰폰은 가격을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내릴 수 있다며 '상호접속'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 반대가 예상된다.
알뜰폰이 이통사로부터 통신망을 빌릴 때 지불하는 도매대가를 상호접속으로 대체하자는 게 기본 아이디어다. 현재 도매대가는 종량제 기반이다. 데이터를 쓸수록 많은 돈을 이통사에 지불 한다.
반면에 알뜰폰과 이통사가 상호접속을 하면 도매대가 대신 접속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변경 된다. 접속료는 원가로 계산할 뿐만 아니라 용량 기반이라 비용이 저렴하다.
일본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알뜰폰 요금을 70% 이상 낮춘 사례가 있다. 2009년 알뜰폰 일본통신(JCI)이 NTT도코모와 상호접속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게 시초다.
상호접속을 핵심으로 한 일본 정부의 강력한 알뜰폰 육성 정책에 힘입어 올해 7월 일본 이통사 KDDI가 통신비를 인하하기도 했다.
상호접속 방식으로 도매대가를 정산하면 데이터 가격이 저렴해져 알뜰폰은 요금제를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국에 데이터 교환장비(라우터)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100억원 내외 투자만 있으면 상호접속이 가능하다는 게 알뜰폰 주장이다.
현행 국내 제도로는 알뜰폰 상호접속이 불가능하다. 별정통신사업자인 알뜰폰은 상호접속 대상자가 아니다. 상호접속은 기간통신사업자만 할 수 있다.
알뜰폰은 상호접속기준 고시를 수정하면 되기 때문에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상호접속 대상에 별정통신을 포함하면 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이 정식 요청하면 상호접속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타격이 불가피한 이통사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 인프라 투자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 확정된 알뜰폰 도매대가는 점점 인하폭이 줄고 있어 가격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내년 10월부터 전파사용료가 부과될 예정이라 알뜰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알뜰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 도매대가 인하가 아닌 상호접속 등의 새로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알뜰폰 주장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현 도매대가 제도는 이통사가 칼자루를 쥐고 있어 원가 기준이 너무 높다”면서 “상호접속 방식을 도입해 알뜰폰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