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를 기억할 것이다. 2016년 3월의 이 대국 이후 인공지능에 관한 국내외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인공지능이 인간 흉내를 내던 단계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음성인식과 손 글씨 인식이 일반화 된지는 오래고, 새로운 동물과 식물의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그 이름을 알려주는 앱도 등장했다. 모 대학에서는 사람의 병을 의사보다 더 정확히 진단하는 인공지능이 설치되었고 날씨와 인공위성 자료를 분석하는 인공지능도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관련 기술의 발전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컨퍼런스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정식명칭은 ‘2017 한국 슈퍼컴퓨팅 컨퍼런스’ (KSC2017, 이후 컨퍼런스로 표기)가 개최되었다.
이 컨퍼런스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주최하는 국가적 행사로 국내외 산·학·연 슈퍼컴퓨팅 전문가 및 인공지능 전문가 그리고 이를 관람하려는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산·학·연 협동 연구 및 인력 양성을 위한 정보 교류를 제공·활성화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HPC(고성능컴퓨터), 계산과학 등과 같은 첨단연구과제의 결과를 발표하는 트랙도 동시에 열리는데 이중에서도 특히 <인공지능·딥러닝> 트랙이 전문가와 일반인들 사이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는 알파고 이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국내의 연구 가 어느 정도까지 발전해 왔는가?’ 에 대한 궁금증이 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머신러닝은 알파고라는 이름의 바둑프로그램에 적용한 이후,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되고 있다. 가장 먼저 이미지 분류와 학습에 적용이 되었고, 기상예측과 인공위성 관측자료 분석에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의료 헬스 분야의 연구도 활발하여 치매와 암을 인간보다 더 정확한 확률로 진단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2017년에는 정보보안 분야의 새로운 희망으로 인공지능이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과 정보보안.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기술이 이제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인공지능 트랙의 <머신러닝 기반의 악성코드 분석용 이미지 처리기술> 연구발표는 머신러닝기술이 사이버 정보보안 분야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란 질문에 답이 될 수 있는 발표였다.
발표자 김경신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모바일스쿨 스마트미디어 전공) 교수는 이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정보보안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일은 가장 시급한 과제중의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랜섬웨어와 같은 바이러스 악성코드의 발생빈도와 처리능력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이용한 악성코드 대응 연구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바이러스와 같은 악성코드를 인공지능이 인식하는 이미지로 표현하는 기술이고 두 번째는 CNN이라고 불리우는 딥러닝 컨볼루션 신경망을 개발하는 것이다. 김 교수팀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악성코드를 97%까지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고 현재도 계속해서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수년 이내에 금융, 국방, 언론, 교육망 등의 국가 기간망과 기업형 서버, 또한 개인용 PC에 도 신경망이 연결된 인공지능형 백신이 설치되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위험한 장애물중의 하나인 정보보안과 악성코드문제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물인터넷계의 글로벌 기업 시스코시스템즈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2008년을 기준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물의 수가 전 세계 인구수를 추월했고, 2020년에는 전 세계 인구수의 3.5배에 달하는 250억여개의 사물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정민 기자 (j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