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시대를 외치며 새 천 년을 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7년이 흘렀다.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AI)처럼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등 기술을 기반으로 수많은 정보가 공개되고 공유되는 시대가 왔다. 국가 간 기술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술 선점을 위한 산업기술 연구개발(R&D)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총 R&D비 규모는 2015년 기준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4.2%로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에 이른다. R&D 적극 투자 덕분에 우리나라 산업기술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배터리, 정보기술(IT) 등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를 바라보는 국민 인식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R&D를 통한 연구 성과를 적극 알리고 체감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정부의 R&D 지원에 힘을 싣기 위해 매년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을 열고 있다. 올해는 '상상에서 일상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정부 R&D 지원을 통해 개발된 기술과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산업기술을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중심으로 전시된다. 국민이 자신의 눈높이로 기술 발전과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산업기술 R&D 대전에서는 기술 전시뿐만 아니라 산업플랫폼콘퍼런스, 국제기술협력포럼, 대·중소기업 R&D상생발전포럼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개최된다. 또 투·융자상담회, 특허·디자인·수출 지원 같은 비즈니스 행사를 골고루 배치해 전시회 출품 기업도 실질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 덕분에 이번 행사는 산업기술 R&D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국가 기술 경쟁력 제고에 기반이 되는 산·학·연·관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은 창의 및 융합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새로운 정책까지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과감한 R&D 투자는 치열한 기술 경쟁 환경에서 국가 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정부 R&D 정책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국민도 관심을 기울여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영역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관람객이 국가 R&D 지원 성과에 적극 공감하고, 앞으로 정부 R&D 지원 정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길 바란다. 또 기술 개발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우리 생활 전반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
지금도 기업, 대학, 연구소 현장에서 수없이 많은 실패를 극복하며 R&D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자들이 있다. 이들이야말로 우리의 상상 속에만 있던 기술을 일상으로 실현시켜 준 산업기술 R&D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을 계기로 다양한 현장에서 묵묵히 산업기술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응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성시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seong@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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