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점 없는 韓 센서 업계…협회 설립 추진

한국 센서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문협회 설립이 추진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센서 산업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 산업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이다.

업계에 따르면 16일과 17일 양일 간 대전 KAIST에서 열리는 한국센서학회 종합학술대회 기간 중 부대행사로 마련된 기업인의 날 행사와 국내 주요 센서 기업 대표가 참여하는 정책토론회에서 센서산업협회 설립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국센서학회는 국내 주요 센서 내수시장 규모는 2016년 50억2000만달러, 2020년 65억3000만달러 규모로 연평균 6.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국내 센서 생산 규모는 2013년 2조650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은 후 2014년과 2015년도에 각각 1조5566억원, 1조4154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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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센서 생산 규모가 축소되는 이유는 한계에 직면한 기업이 센서 사업을 포기하거나 해외 업체에 인수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스위스 센시리온이 국내 센서 모듈 업체인 오토산업 자동차 사업부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스카이웍스가 에프바(FBAR) 센서와 멤스 파운드리 사업을 하는 멤스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센서 기업이 서로 뭉치지 못하다보니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네트워크가 없어 수요기업은 외산 제품을 채택할 수밖에 없고 공급기업은 수요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가 사업을 포기하거나 해외 기업에 사업을 매각해버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회사 매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국내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의 센서생산 규모는 2013년 2조650억원으로 정점을 이룬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한국센서학회)
국내의 센서생산 규모는 2013년 2조650억원으로 정점을 이룬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한국센서학회)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응할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수원과 대전 등 지자체가 센서 관련 사업을 육성하고 있고 학계를 중심으로 한국센서학회가 운영된다. 산업부 첨단센서 육성사업 일환으로 운영되는 첨단센서 2025 포럼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내 센서기업협의체 등 조직도 있다. 하지만 학계와 산업계가 느끼는 온도차가 존재하고 정부 주도 협의체는 수동적으로 운영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센서업체 관계자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필요에 의해 뭉칠 수 있는 인프라가 만들어지면 그 안에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교류가 일어나서 해외 기업에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대기업이 나서서 비전을 만들고 중소기업도 서로 도우면서 필요한 도움을 강구하며 협업이 이뤄져야 실리콘밸리처럼 자생적으로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센서 산업 발전을 위해 제품 생산이 가능한 인프라 확충과 원천기술을 사업화 할 수 있는 방안 마련,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센서칩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등이 센서업계 현안으로 꼽힌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