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광학렌즈에 아주 미세한 패턴을 넣을 수 있는 초정밀 절삭 가공 기술을 국산화했다. 광학렌즈에 반사 방지, 선택 투과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더할 수 있어 미래 스마트 글라스 제조를 위한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최영재 IT융합공정그룹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인덕대, 에스제이엔 연구팀과 함께 700㎚(나노미터) 이하 미세 패턴을 가공할 수 있는 '초정밀 광학렌즈용 절삭 가공 원천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절삭 가공 기술은 평면이 아닌 곡면 형태를 띤 다기능 공학렌즈를 구현하기가 어려웠다. 300~700㎚의 미세 패턴을 그려 넣어야 하지만 굴곡진 렌즈를 따라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졌다. ㎚급 움직임까지 제어할 수 있는 절삭 가공 장비 개발이 필수다. 기술 난도가 워낙 높아 일본, 독일, 미국의 일부 기업이 이 기술을 독점해 왔다.
연구팀은 지난 5년 동안의 연구 끝에 1㎚의 움직임까지 제어하는 절삭 도구를 개발했다. 절삭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을 없애 제어 불안정의 여지를 없앤 것이 주요했다. 절삭 도구에 '에어 베어링'을 적용, 마찰을 최소화했다.
또 절삭 도구를 300㎚ 이하로 연마해 미세한 절삭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온빔 공정을 이용한 연마법을 썼다. 기존의 국내 기술로는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도구를 만들 수 없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구현을 위한 스마트 글라스, 자율주행자동차용 적외선 카메라, 지형지물 투과가 가능한 초부광학계 렌즈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재 그룹장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광학렌즈 분야의 핵심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해당 분야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