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중 관계 정상화가 순방 성과"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의 연쇄회담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데 큰 성과가 있었다”며 “다음 달에 있을 방중이 양국관계 발전에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7박8일간의 동남아 순방 성과로 △대(對)아세안 구상인 신남방정책 천명 △한·중관계 정상화 △아세안 국가들의 북핵 해결 방안 지지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 위치한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동행 취재단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와 연쇄회담으로 양국 간에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합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사드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봉인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여러 정상회의는 물론이고 러시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와 별개로 양국 관계를 정상화시켜 나가기로 양국이 합의한 것”이라며 “내달 방중 때 사드 문제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세안 국가들을 포함한 동아시아 모든 나라들로부터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 대해 거의 완벽하게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 한다”면서 “모든 나라들이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그리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완벽하게 의견들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대회가 임박해서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전례를 보면 북한은 늘 마지막 순간에 결정하고 표명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협력하고 있고 IOC측에서 주도적으로 북한의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文, "한·중 관계 정상화가 순방 성과"

이날 문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30분간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시베리아 횡단열차(TSR)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내년 투자 특혜계약이 만료되는 현대자동차의 후속 계약에도 러시아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또 양국은 극동 개발을 포함해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한-유라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실무 협의를 빠른 속도로 진행키로 했다.

문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총리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등 지난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했던 '9개의 다리 전략'에 대해서도 한-러 정부 부처 간 논의를 더욱 심화시키기로 했다. 극동수산물 가공 복합단지 등 수산 분야 및 나호트카 비료공장 등 농업 분야 협렵 추진에서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평화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한-유라시아 FTA와 관련해 “한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의향이 있다”며 △사할린 LNG 사업 △극동지역 조선업 현대화사업 △수산물과 농산물 분야에서의 한-러 간 협력 의지를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도 회담했다. 양국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등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정치, 경제, 인적교류 등 다방면에서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고, 특히 인프라·교역 등 경제 분야에서 긴밀한 파트너 관계로 발전해 왔음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중동 지역을 제외하곤 싱가포르가 건설시장 규모(386억 달러, 2016년 누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 내에선 2위 교역국이다. 양국 정상은 앞으로도 이러한 관계가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모두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혁신성장에 관심이 높은 만큼, 싱가포르가 추진 중인 '스마트네이션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스마트네이션 이니셔티브는 싱가포르 정부의 ICT 및 다양한 인프라를 통합하는 대형 '융합네트워크' 구축 사업이다.

이에 대해 리센룽 총리는 “싱가포르도 중소기업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ICT 분야 선진국인 한국과 협력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마닐라(필리핀)=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