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음성비서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를 30일 개시한다. 한국어, 영어에 이어 세 번째 언어 지원이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꾀하고 애플 아이폰X(텐) 견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30일 갤럭시S8·갤럭시노트8 시리즈를 통해 빅스비 중국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본지 10월 19자 9면 참조>
이에 앞서 중국 소비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 베타테스트를 했다. 테스트 기간은 8일부터 29일까지다. 이용자가 직접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를 활용,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는 북경어(만다린어)를 기준으로 개발됐으며 중국을 시작으로 대만·싱가포르 등 중화권 국가에 확대 적용된다. 내년에는 스페인어, 독일어 등 다른 국가 언어 서비스도 추가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6월 중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5개월 이상 지연됐다. 자연어 처리 완성도를 높이고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로 인한 반한 감정이 고조되자 최적의 출시 시기를 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중국 법인은 현지 이통사와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 개시 시점을 심도 깊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13년까지 삼성전자가 줄곧 왕좌(王座)를 지켜온 시장이었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현지 업체 마케팅 공세에 밀리면서 3분기 기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세계 최대 시장에서 반등을 꾀할 수 있는 조커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 개시가 갤럭시S8·갤럭시노트8 시리즈 중국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AI 서비스가 스마트폰 핵심 기능으로 각광받는 추세이고 애플 아이폰X 출시에 따른 소비자 시선 분산 카드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 중국어 서비스를 잘 준비한 만큼 스마트폰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