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올란도'와 '캡티바' 생산을 중단하면서 단종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란도·캡티바 단종설이 제기된 것은 올해만 두 번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지속된 판매 부진이 원인이다. 올란도와 캡티바는 각각 군산공장,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왔다.
앞서 한국지엠은 올해 4월 말 캡티바 생산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종설에 휘말렸다. 캡티바 초과 생산분이 장기 재고로 전락하면서 한국지엠은 수백만원 규모의 할인을 통해 재고를 털어냈다. 재고를 모두 소진한 5월부터는 생산을 재개했다.
하지만 불과 반년 만에 한국지엠은 재고 증가를 이유로 또다시 캡티바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올란도까지 생산 중단 차종에 포함됐다. 두 차종은 현재 올해 6~8월 생산분이 남아 있을 못할 만큼 판매가 신통치 않다. 지난 10월 올란도는 437대, 캡티바는 141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반 토막 났다.
한국지엠은 올란도와 캡티바 재고 소진을 위해 11월 파격적인 구매조건을 내걸었다. 올란도는 최대 330만원, 캡티바는 최대 450만원을 할인해 판매 중이다. 60개월에 달하는 장기 할부나 1%대 저리 할부 조건도 제시했다.
한국지엠은 이번 생산 중단도 단순히 재고 소진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단종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고를 모두 소진하면 생산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3년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이후 올란도와 캡티바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내수 시장 역시 미국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SUV를 국내에 수입·판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지엠은 미국산 중형 SUV '에퀴녹스', 대형 SUV '트래버스' 2종의 국내 도입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국내 판매가 확정되면 수요층이 겹치고, 모델 노후화로 판매가 저조한 올란도와 캡티바를 더 이상 생산할 필요가 없어진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란도와 캡티바 물량 조절을 위해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두 차종의 단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