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온에서 최대 13배 늘어나는 합금을 개발했다. 기존 철강 공정을 적용할 수 있어 복잡한 형상의 금속 부품 가공에 유용하다.
이영국 연세대 교수팀은 경제성이 뛰어나고 제조가 쉬운 초소성 철강 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초소성이란 유리가 고온에서 길게 늘어나듯 금속합금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초소성 철강 소재는 복잡한 형상의 금속 부품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자동차,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부품 형상이 복잡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부품은 분할 성형 후 접합해야 하는데, 초소성 철강소재를 사용하면 한 번만 가공하면 된다.
기존에 다양한 초소성 소재가 개발됐지만 상용화가 어려웠다. 아연, 알루미늄계 합금은 성형 후 강도가 낮았다. 니켈 및 티타늄계 합금, 스테인리스강은 원료가 비쌌다. 고탄소강은 제조 공정이 복잡했다
연구팀은 철에 망간을 첨가한 중망간강을 사용했다. 재료가 늘어나는 비율이 최대 1314%에 달하는 초소성 철강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망간 6.6%와 알루미늄 2.3%를 첨가해 만든다. 망간과 알루미늄의 분배 차이를 이용해 미세 결정립을 얻었다. 미세 결정립은 초소성의 전제 조건이다.
650~900℃ 온도에서 인장 시험한 결과, 850℃에서 1314% 연신율을 얻었다. 650℃에서 연신율도 300% 이상이었다.
기존 철강 제조 공정으로도 만들 수 있다. 초소성 스테인리스강·고탄소강보다 경제성이 높다.
이영국 교수는 “원가 절감 효과가 뛰어난 초소성 철강소재를 이용해 높은 강도를 가지면서 형상이 복잡한, 성형이 어려운 부품을 더 쉽게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