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운아나텍은 2006년 설립된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 업체다. 주력제품은 카메라 모듈에 탑재되는 자동초점(AF) 드라이버IC다. 이 제품은 아날로그반도체 영역에 속한다. AF는 렌즈 여러 개를 이동시켜 초점이 맞는 위치를 자동으로 찾는 원리로 구현된다. 렌즈가 정확한 위치로 이동하려면 모터에 적절한 전류를 흘려줘야 한다. AF 드라이버IC는 이러한 전류 흐름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토종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동운아나텍은 모바일 카메라 모듈용 AF 드라이버I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고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작년 말 모바일 카메라 모듈용 AF 드라이버IC 시장에서 동운아나텍의 점유율은 47%에 달했다.
◇카메라 모듈 AF 드라이버IC 1위로 우뚝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휴대폰에 적용되기 시작한 카메라는 점차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었다. 당시 휴대폰용 카메라는 일반 디지털카메라보다 성능이 떨어졌지만 성능이 계속 좋아지고 있었다. 김동철 동운아나텍 대표는 카메라 없는 휴대폰은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곧 올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당시 모바일 카메라 모듈에는 AF 기능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 기술이 휴대폰에도 탑재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전용 AF 드라이버를 개발했다. 이때가 2004년이다. 실제 휴대폰에도 AF 기술이 속속 적용되기 시작했다. 2년 뒤 김 대표는 동운아나텍을 설립했다.
사명을 동운아나텍으로 지은 이유가 있다. 반도체 기술은 크게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나뉜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디지털 연산 결과를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하거나 그 반대 역할을 한다. 아무리 디지털 칩이 발전한다고 해도, 인간과 기계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아날로그반도체 발전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김 대표는 이러한 아날로그반도체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아날로그 테크놀로지'의 약자인 아나텍을 사명에 붙였다.
성장기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신생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뚫기 쉽지 않았다. 독보적인 기술과 탁월한 제품력을 가졌어도 세계적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김 대표는 최고 전자 기업에 제품 공급을 성사시켜 동운아나텍이라는 이름을 세계 시장에 각인하겠다는 각오로 일본 소니를 공략했다. 2년여를 일본에 밤낮으로 드나들며 업무 협의를 요청한 결과 소니 전 제품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그린파트너스' 인증을 받았다.
동운아나텍의 다음 목표는 중국이었다. 일본 최고 전자기업인 소니로부터 인정받은 제품력을 강조했다. 더불어 퀄컴 등 글로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에 제품 코드도 등록했다. 이는 AP 제품에 최적화된 부품임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미지근하던 중국 고객사 반응은 차차 긍정으로 변했고 첫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동운아나텍은 2009년 선전에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 수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일본-미국-대만까지 글로벌 거점을 확대했고 마침내 미국과 일본의 경쟁사를 누르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지금은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중국 화웨이와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동운아나텍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그 어떤 스마트폰 업체 관계자도 동운아나텍 AF 드라이버IC를 의심하지 않는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듀얼카메라 시장이 본격화되는 2018년에는 10억개 이상 AF 드라이버IC가 판매될 예정”이라면서 “AF 카메라 모듈이 적용되는 시장도 스마트폰에서 자동차, 각종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돼 회사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터치 피드백 드라이버IC로 새로운 도약
현재 동운아나텍은 핵심 매출 동력인 AF 드라이버IC 외 새로운 신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제2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포스터치(ForceTouch) 피드백 드라이버IC다. 이 칩을 쓴 스마트폰은 다양한 진동 피드백을 주게 된다. 홈 버튼이 없는 풀 터치폰을 구현할 수 있다. 홈 버튼 없는 디자인은 이미 스마트폰 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애플 아이폰뿐 아니라 올해 출시된 프리미엄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홈버튼을 포스터치 기능으로 바꾸었다. LG가 올 하반기 전략폰으로 내놓은 V30 또한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동운아나텍 칩을 사용했다. 현재 홈버튼을 대체하는 포스터치 피드백 기술은 과거에는 '햅틱(Haptic)'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알려져 있다.
회사는 이 제품이 현재 주력 매출 동력인 AF 칩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은 내년도를 목표로 애플 신형 아이폰과 유사한 듀얼 카메라폰과 홈버튼을 제거한 풀 터치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프리미엄뿐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 동운아나텍의 AF 칩 점유율은 70% 이상에 이른다. 이 같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중국 내 포스터치 피드백 드라이버IC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이 동운아나텍의 전략이다. 포스터치 피드백 드라이버IC는 스마트폰 시장뿐 아니라 스마트카, 게임기, PC, 로봇 등 다양한 시장에 적용될 수 있어 전체 시장 규모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포스터치 피드백 드라이버IC 외 동운아나텍은 최근 클로즈드룹(Closed-Loop) AF 드라이버IC를 개발했다.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홀 센서를 통해 렌즈 위치를 잡게 된다. 클로즈드룹 AF 드라이버IC는 듀얼카메라 내에서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기능과 함께 아웃포커싱 촬영 등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성장 기대감이 크다. 기존 AF 드라이버IC에 비해 판매 단가가 높고 경쟁사가 해외 기업 한두 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김동철 대표는 “팹리스 특성상 혁신 제품을 개발 완료하면 생산량을 급격히 키울 수 있으며, 폭발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회사를 크게 키워서 내부 고객인 임직원에게 큰 기쁨을 주고, 우리 회사를 믿고 기다려 준 주주들에게도 반드시 보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사 담당자가 말하는 동운아나텍 경쟁력
모바일용 AF칩 세계 1위 기업:국내 팹리스 중 세계 1위 품목을 보유한 기업. 1등 기업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직원 자기계발에 큰 도움이 됨.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한 세계화 기업:한 두 곳 고객사가 아닌 글로벌 주요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 안정적 매출원과 지속 성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
본사 서울 소재:서초구에 본점 소재지가 있어 교통이 편리함.
지속성장을 위한 인재 양성: 기업 성장의 가장 중요한 키는 좋은 인재라는 강한 신념으로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 직무, 외국어 등 다양한 사내 강좌 개설로 임직원의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며 효율성을 높임. 또한 개인당 연간 필수 교육 이수 항목이 있으므로 전 직원이 교육을 통해 역량 업그레이드를 이룸.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공헌:창립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개인 및 단체 후원, 그리고 전사 봉사활동 등 진정성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나눔을 적극 실천함. 사내 봉사동호회가 있어 지역사회의 불우한 청소년들과 멘토멘티를 맺어 꾸준히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결연을 맺어 매월 일정금액을 수년째 정기 후원 중. 또 전사 봉사활동으로 매년 김장봉사활동, 연탄배달 봉사활동, 바자회 등 직원들이 몸소 체험할 수 있는 활동들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꾀함.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표. 동운아나텍 AF 드라이버IC 시장점유율(자료 TSR, 기준 2017년 6월)
동운아나텍47%
B사30%
A사9%
기타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