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해외 연구소에서 내놓은 제품보다 100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위성 추력기가 국내 기술로 개발,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추력기는 전자기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 연료 없이 태양열 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위성 수명이 기존 추력기를 장착한 위성에 비해 월등히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전자기파를 이용한 추력기는 미국 NASA를 비롯해 중국 등에서 비밀리에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단계까지는 못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개발된 국산 기술이 상용화돼 위성에 적용될 경우 선진 외국에 뒤처진 우주산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산업 전문기업 우리별과 전자유도체 개발 전문기업 써클웍스는 전자기파를 활용한 추력기(HEEMD·High Efficiency Electro Magnetic Driver)인 '(가칭)써클웍스 드라이버'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위성 추력기는 우주에서 인공위성 위치를 미세하게 보정하거나 이동할 때 쓰는 일종의 보조 추진엔진이다. 기존 추력기는 고압가스 등 고압기체 연료를 사용해 위성 발사 때 주입한 연료가 소진되면 위치 보정이 불가능해 위성이 추락하게 된다.
우리별과 써클웍스가 개발한 '써클웍스 드라이버'는 고압기체 연료가 아닌 전자기파를 통해 추력을 얻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전자기파는 태양열 에너지로 얻은 전력 에너지만으로도 발생시킬 수 있어 별도의 고압기체 연료가 필요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써클웍스 드라이버는 기존 위성에 장착된 태양광 발전장치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가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추가 발전장치가 없어도 된다.
기존 추력기를 사용한 인공위성 수명은 연료가 소진되는 5년에 불과하지만 전자기파 추력기를 장착한 위성은 약 3~4배 더 운용할 수 있다. 또 연료가 필요 없기 때문에 위성 무게도 줄일 수 있으며 추력이 강해 위성을 저궤도에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우주 산업에서 위성 무게를 줄이고 수명을 연장시킬 경우 엄청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 같은 장점으로 NASA를 비롯해 중국 등에서 HEEMD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별과 써클웍스는 연구개발 1년여 만에 NASA에서 개발하고 있는 전자기파 추력기에 비해 성능이 100배가량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으며 현 상태에서도 상용화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HEEMD는 위성 형태와 목적에 따라 맞춤형 개발이 가능해 향후 2~3년 내 실제 위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이 제품은 위치 보정과 이동이 중요한 고해상도 GPS사업용 위성이나 군사용 정찰위성, 통신위성에 적용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성능을 추가 개선해 우주선에 장착하면 우주 항해 소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어 다양한 우주산업에 접목할 수 있다.
이정석 우리별·써클웍스 대표는 “써클웍스 드라이버는 순수 우리 기술과 연구를 통해 효율성을 크게 높인 새로운 개념의 추력장치로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중장기 우주개발사업에 적용하면 위성 수명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우주산업시대에 우리나라가 우주산업기지 건설과 우주산업 확장에 참여하는데 첨단기술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