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홍종학 임명에 "협치 불가"…예산정국 안갯속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하고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하고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공식 임명하자 야권은 '협치 불가'를 외쳤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예산안 처리, 인사청문회 등 향후 국회 일정과 연계를 시사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 처리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청와대가 홍 장관을 임명하자 '오기 정치'라며 협치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사청문회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예산을 비롯해 국회에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청와대에 맞선다는 입장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오기 정치로 인해 협치라는 말은 문재인 정부 제1호 거짓말로 정치사에 남을 것”이라면서 “문 정부의 오기 정치와 밀어붙이기 정치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연계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협치에 대한 이루지 못할 짝사랑을 이제 거둬들여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홍 장관) 임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어떤 차이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당 차원에서 인사를 예산, 법안과 연계시킬 생각은 없지만 개별 의원이 어떻게 할지는 장담을 못한다”고 말했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홍종학을 탐하다 더 큰 민심을 잃는 잘못된 선택인 '홍탐대실'”이라며 “홍탐대실로 조각(組閣)의 마지막 단추마저 잘못 끼우다니 실로 안타깝고 허탈하다”고 비판했다.

유의동 바른정당은 수석대변인은 “1기 내각은 정권의 대표내각으로, 대통령 임기 동안 이보다 더 나은 내각이 구성되기 어렵다”면서 “195일 만에 마무리된 이번 조각은 완성이라기보다는 우려”라고 평했다.

야권의 반발 기류가 거세지면서 지난 6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때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국회가 파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22일로 예정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국회 예산안 심사 등 의사 일정의 정상 소화가 어렵다는 관측이 따른다.

한국당은 공공부문 일자리 증원과 아동수당, 기초연금·최저임금 인상 지원 예산삭감을 당론으로 택했다. 국민의당은 삭감된 SOC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국회 예결위원회 심의가 끝나지 않으면 선진화법 '자동부의' 원칙에 따라 12월 2일 정부 원안대로 처리된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그간 제기됐던 의혹이 인사청문회에서 해소됐다.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이 충분히 검증된 것에 따른 당연한 결정”이라면서 “인사가 정쟁의 수단으로 비화해 민생예산과 입법국회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