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세이프가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수출량 일부 감소는 불가피할 듯

美ITC, 120만대 초과물량에 50% 관세부과 권고…일률적 관세부과만 모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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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해 일률적 관세를 부과하지않고 저율관세할당량(TRQ)를 설정한 것은 월풀과 우리기업 간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미 ITC가 권고한 TRQ 120만대는 기존 요청한 145만대보다 적은 량이지만 월풀 요청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셈이다.

21일(현지시간) 미 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로 권고한 TRQ 120만대 50% 관세 부과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에 제안한 145만대보다 적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45만대는 5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예상되는 세탁기 수입 물량이다.

하지만 월풀이 요청한 전면적인 50% 관세 부과는 피했다. 앞서 ITC가 삼성과 LG 세탁기 수입 급증으로 월풀 등 미국 산업이 중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한 것을 고려하면 아주 강력한 제재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 세이프가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수출량 일부 감소는 불가피할 듯

전면 50% 관세가 아닌 TRQ를 잡은 것에 대해 삼성과 LG가 계획한 미국 현지 공장 건설 의지가 어느정도 인정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8년, LG전자는 2019년 현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미국 수출 물량이 줄어들어 별도 세이프가드는 필요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월풀 38%, 삼성 16%, LG 13% 수준이다. 세이프가드 대상이 되는 대형 가전용 세탁기는 지난해 기준 미국 수출 금액이 10억달러에 달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세이프가드가 장기적으로 미국 산업 경쟁력을 악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풀 등 미국 업체 세탁기 사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면 한국 세탁기 잘못을 탓하기보다는 기술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야한다는 지적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