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는 음식을 누가 더 빠르게 배달하는가 하는 싸움으로 귀결된다. 아무리 정교한 기술로 앱이나 플랫폼을 만들어도 라이더가 제때 음식을 전달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이륜차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대표 이태권)는 국내 최대 규모 라이더 풀을 기반으로 음식점과 소비자를 잇는다. 현재 290여개 지사, 라이더 2만2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국망을 갖췄다. 월평균 배달 대행 건수가 200만건에 달한다.
바로고 입지는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배달 대행 시장도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대표 산업이다. 라이더는 배달 건수에 비례해 월급을 챙긴다. 주문량이 많은 배달 대행업체로 라이더가 몰릴 수밖에 없다.
라이더가 일하기도 편하다. 바로고는 이륜차 배달 대행 분야 1위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다는 의미다. 배달 동선을 짤 때 유리하다.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배달 건수를 늘릴 수 있다.
내년 최저시급이 인상된다는 것도 희소식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배달기사를 줄이는 곳이 늘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배달 분야는 이직이 잦은 직종이다. 주문량이 감소하면 라이더 수도 비례해 빠진다. 바로고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2014년 초 설립됐다. 사업 초기에는 자체 앱을 중심으로 라이더와 음식점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이후 정보통신(IT) 기술과의 융합에 나섰다. 같은 해 말 라이더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라이더 이동 동선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차별화된 기능도 추가했다. 기존 시스템과 가맹점 정산 프로그램을 연동시켰다. 이를 통해 배달에 소요된, 주문이 몰리는 시간을 알려준다. 한 달 동안 쓴 배달 대행 비용도 점검 가능하다.
최근엔 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POS)에 특화된 메신저 '바로고톡'을 선보였다. POS와 배달 대행 전용 프로그램을 연결한 게 특징이다. 배달 앱과 POS 단말기, 배달 대행 앱을 일일이 지켜보며 일을 봐야했던 가맹점 불편을 덜어줬다.
내년엔 공유경제 사업에 뛰어든다. 한정된 라이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배달 대행업계는 업무 과부하가 걸렸다. 라이더 숫자가 불어나는 배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바로고는 공유경제 시스템 도입과 배달 거리 단축이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문제를 풀 목표다. 지난해부터 창원문성대학교와 이와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라이더별 주문 물량 최적 분배를 돕는 알고리즘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라이더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성과를 올리게 한다. 가까운 거리 두 개 가게로부터 동시에 주문이 접수됐을 경우 자체 분석을 거쳐 라이더 한 명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지금은 일선 매장에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라이더가 직접 동선을 계산, 주문을 선택한다. 특정 가게 주문에 대해 서로 잡겠다고 몰리거나, 아무도 수락하지 않는 미스매칭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배달 대행업계의 공동된 고민거리다.
경로 안내 기능도 넣는다. 공유경제로 가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는 라이더 업무 특성상 일반 차량용과는 다른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초보 라이더, 일반인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물건을 픽업, 고객에게 전달하는 모든 경로를 앱에 시각적으로 표현할 계획이다.
◇바로고 회사 개요
(자료=바로고)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