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2018 대학수학능력 첫 과목인 국어영역은 9월 모의고사보다는 어렵고 지난 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동국대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김용진 교사는 “새로운 경향의 문제도 몇 개 나오고, 독서 영역에서 고난도 문제가 두 문제 출제됐다”면서 “지난 해에는 지문 길이가 갑자기 길어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는데, 올 해 지문길이는 지난 해보다는 짧은 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꼈을 문제로는 독서영역의 41번 디지털 통신 부호화의 의미를 묻는 기술 지문 문제가 꼽혔다. 부호화과정을 묻는 문제인데 여러 가지 부호화를 사례로 풀어내기 때문에 학생들이 복잡하게 느꼈을 것 같으로 보인다. 3점 문제다.
아리스토텔레스 목적론을 다룬 인문지문은 EBS 교재와 연계를 하지 않았지만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다. 사회 지문은 환율과 관련된 경제 지문으로, 한단 반에 달하는 긴 지문인데다 그래프를 연결지어 이해해야 해 다소 어렵다.
문학은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평이다. 이육사 시인의 '강건너간 노래'는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았고 EBS도 연계가 되지 않은데다 이육사 시가 상징성이 강해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분석됐다. 문학 이론에 대한 문제도 난이도가 있는 편이었다. 사씨남정기나 관촌수필 등 다른 지문은 기존 수능에서 나왔던 문제들로, 학생들이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문법에서는 신유형 문제들이 등장했다. 사전 내용 변화 자체를 탐구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변화과정을 묻는 문제여서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문제일 수 있다. 음운변동을 묻는 14번 문제도 푸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
4번부터 7번까지 화법·작문이 한 세트로 구성된 새로운 형태로 출제됐다. 6월과 9월 모의고사에 출제되긴 했지만, 기존 수능에서는 이런 세트 구성의 문제가 나온 적 없다. 한 바 있는데, 작년 수능에서는 이런 적 없었다.
서울과학고등학교 조영혜 교사는 “4번부터 7번까지 문제는 화법과 작문이 세트로 되어 있는데, 문학이 가미되어 있다”면서 “학교에서 학생들이 글을 읽고 토의를 하고, 그 바탕으로 글을 쓰는, 학교가 구현하고자 하는 학습 방법을 그대로 반영한 문제들”이라고 설명했다.
경신고등학교 김창묵 교사는 “영어 영역까지 살펴봐야겠지만, 국어가 지난 해와 비슷한 난이도를 구사한 것으로 보아 올 해 수능은 전체적으로 예상했던 것 보다 변별력을 갖춘 수능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김 교사는 “신중하게 가채점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별 고사 응시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가채점은 좀 더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지만 결과를 맹신하지 말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어영역에는 지원자 59만 1324명 중 5만 6032명이 결시해 53만 5292명이 응시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