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부터 아이폰 구매자는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아이폰 구입과 개통을 직접 할 수 있다. 이동통신대리점이 아닌 인터넷으로 개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애플코리아는 다음 달 애플스토어 1호점에서 이통 개통 업무를 시작한다. 외산 스마트폰 업체가 온·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 개통 시스템을 가동하는 첫 사례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애플이 국내 1호 애플스토어 매장과 온라인 개통 권한까지 갖게 되면 유통 시장 장악력이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휴대폰 유통점의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23일 “내년에는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에서도 아이폰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애플이 이통사와 전산시스템 구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산 및 서버 관리시스템 등 구축에 앞으로 수개월이 소요, 내년 상반기에 정식 서비스가 가능하다.
그동안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에서는 아이폰 공기계 구입만 가능했다. 소비자는 공기계 구입 이후 이통사에서 개통해야 했다. 그러나 애플코리아가 홈페이지에서 개통을 지원하면 아이폰 구매와 이통사 가입이 가능하다. 애플의 미국 홈페이지 판매 방식과 유사하다.
이에 앞서 애플은 다음 달 국내 애플스토어 1호점의 문을 연다. 애플스토어 매장에서 개통을 지원한다. 애플이 이통 3사로부터 대리점 코드를 발급받고 온·오프라인 개통 업무 권한을 위임받는 것이다. 애플이 온·오프라인에서 아이폰 개통 권한을 갖는 건 2009년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휴대폰 유통점은 아이폰 판매량 축소는 물론 아이폰 유통 시장 장악을 우려했다. 특히 온라인 개통을 우려했다. 애플스토어 매장에서 개통하는 것과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노충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은 “애플이 온·오프라인 개통 권한을 갖게 되면 휴대폰 유통점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애플이 유통점에 아이폰 판매를 포기하라고 압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사무총장은 시민단체 등과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애플코리아 측은 아이폰의 온·오프라인 개통 권한 여부에 “내부 공유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