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 브랜드 대표작 '벨로스터'가 7년 만에 2세대로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쳐 내년 신차 포문을 연다.
PYL은 20·30대 젊은 소비자 공략을 위해 만든 서브 브랜드다. 핵심 차종인 벨로스터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역대 현대차 중 가장 '유니크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는 2세대 벨로스터에 전사 역량을 쏟아부었다. 2014년 처음으로 한 차종 연구개발만을 위한 'JS(프로젝트명) 전사 테스크포스(TF)'를 꾸렸고 기술력을 총망라했다. 이후 3년여 만에 2세대 모델을 완성했다.
28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형 벨로스터 미디어 프리뷰 행사가 열렸다. 신차 공식 출시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디자인 공개는 물론 서킷 시승까지 진행한 이례적 행사였다.
벨로스터 개발을 총괄한 김영현 TFT 상무는 “1세대 벨로스터는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면서 “2세대는 유니크한 디자인에 스포티한 성능을 더해 운전 몰입감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벨로스터 상징인 비대칭 도어는 2세대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운전석 쪽 1개, 조수석 쪽 앞뒤 2개인 '1+2 도어' 방식을 이어받았다. 차체 비율을 조정해 날렵한 느낌도 강조했다. 후드(엔진룸 덮개)를 길게 빼고 탑승 공간을 뒤로 밀어 역동적인 쿠페 이미지도 풍긴다.
실내는 1세대 벨로스터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손봤다. 지붕 높이가 낮아 뒷좌석 탑승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반영, 시트 높이를 조절하고 탑승자 머리 공간을 넓혔다. 돌출형 내비게이션과 컴바이너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다양한 첨단 사양도 적용했다.
디자인을 맡은 구민철 팀장은 “벨로스터는 현대차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이라며 “1세대 벨로스터 상징인 비대칭 도어 등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더 스포티한 차체 비율을 통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개발진은 '달리는 즐거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자신했다. 제원상 수치를 높이기보다 차체 밸런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 운전자가 체감하는 주행성능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파워트레인은 카파 1.4리터 가솔린 터보, 감마 1.6리터 가솔린 터보 등 2개 엔진을 탑재한다. 엔진은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와 결합하며, 마니아들을 위해 1.6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에 6단 수동변속기도 추가했다.
황태원 파워트레인 담당 책임연구원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 경우 엔진 회전수 1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내도록 엔진을 개선, 저속 영역 가속성을 높였다”면서 “2000~4000rpm 구간에서 오버부스트 제어 기능을 통해 최대 토크를 넘어서는 힘을 발휘하는 등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뚜렷한 타깃층과 마케팅 전략 설정은 남은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는 벨로스터 타깃층을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로 정의했다. 비교 불가한 차종으로 직접 경쟁할 동급 모델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형 벨로스터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모터쇼를 통해 정식으로 공개된다. 이후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인제(강원)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