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 161조 폭풍성장 'VR·AR' 정조준

가상현실·증강현실(VR·AR)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우리 정부도 이에 뒤질세라 맞불을 놓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선봉장으로 나선다. 올 2월 서울 마포구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에 '코리아 VR AR 콤플렉스(KoVAC)'를 세우고 신산업 육성 전진기지로 활용한다.

운영은 디지털콘텐츠산업 진흥기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윤종록, NIPA)이 담당한다. VR·AR 분야 기술 교육과 아이디어 발굴, 제품 테스트, 스타트업 육성 등 핵심 기능을 한데 모아 시너지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까지 400억원을 투입, 상암 DMC를 VR·AR 산업 메카로 만들 목표다.

누리꿈스퀘어 조감도.(사진=정보통신산업진흥원)
누리꿈스퀘어 조감도.(사진=정보통신산업진흥원)

◇161조 폭풍성장…VR·AR 시장 잡아라

참신한 콘텐츠를 무기로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는 VR·AR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지난 9월 상암 DMC에서 '코리아VR페스티벌(KVRF) 2017'을 개최했다. 해외 바이어, 투자자 대상 '글로벌 비즈니스 크레이션'도 함께 열렸다. 국내 VR·AR 중소기업 40여 곳이 참가했다. 총 200억원 규모 투자와 구매 상담 성과를 거뒀다. 최근엔 중국과 미국 실리콘밸리도 방문했다.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를 앞세워 가는 곳마다 투자자를 매료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VR·AR 분야는 게임에 이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AR 게임 '포켓몬고' 열풍은 이 같은 성장세에 힘을 실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은 VR·AR를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관련 투자를 늘리면서 속도를 내는 중이다.

우리 정부도 준비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산업 중 하나로 VR·AR를 꼽았다. 정부는 VR 게임, VR 테마파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상암 DMC를 산업 육성 거점으로 낙점했다. 유망 중소기업을 입주시키고 콘텐츠 개발 인프라를 조성해 탄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영국 IT산업 조사회사 디지캐피탈(Digi-Capital)에 따르면 VR 세계 시장 규모는 2016년 39억달러(4조2300억원)에서 2020년 1485억달러(161조42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한국VR산업협회는 국내 VR 시장이 2014년 6768억원에서 2020년 6조원으로 10배 가까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파빌리온.(사진=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디지털파빌리온.(사진=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KoVAC 품은 상암 DMC…VR·AR 요람

KoVAC은 디지털 파빌리온과 VR성장지원센터, 디지털콘텐츠공동제작센터 세 가지 조직으로 구성됐다.

디지털파빌리온은 국내 중소 VR 기업 성장을 돕는다. VR 기술 교육은 물론 개발, 테스트, 검증 등을 지원한다. 현재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 세 개 층을 쓴다. 2층에는 디벨로핑 베드를 설치했다. VR 콘텐츠 성과물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일반인 대상 체험장이기도 하다. 체험 후기를 받아 성과물을 보완, 개선하는 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3층에는 VR 캠퍼스를 차렸다.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을 키워낸다. 상용화된 VR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 반응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도 갖췄다. 향후 1층 공간을 활용, 중소기업 산업화를 돕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VR성장지원센터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 임무를 부여받았다.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6층, 11층 두 개 층 약 400평 규모다. 예비 창업자부터 성장기 스타트업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VR 분야 스타트업 6곳과 중소기업 12곳이 입주했다. 이들은 최대 4년간 사무실을 임대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같은 건물을 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하우스 R&D 연구실은 기술 지원에 나선다. 제품 테스트와 제작에 필요한 고가 장비를 할인된 가격에 빌려 쓸 수도 있다.

VR성장지원센터 입주 기업 팝스라인의 김영덕 대표는 “경제적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다른 입주기업과 최근 이슈, 업계 애로 사항을 쉽게 공유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DC공동제작센터는 최첨단 디지털 영상콘텐츠 편집, 녹음, 마스터링, 색보정, 랜더링 등 콘텐츠 제작 시설을 갖췄다. KoVAC 입주 기업은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VR성장지원센터와 연계해 '디지털콘텐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VR·AR 기반 콘텐츠는 물론 의료, 제조 등 산업간 융합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망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돕는 사업이다. VR 전문가도 양성한다. 해마다 교육생 450여명 배출, 실감 콘텐츠 전문 인력을 키우고 있다.

신재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본부장은 “VR·AR는 함정 수리와 같은 교육, 제조 분야에서 우선 적용되다 게임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VR·AR 스타트업이 빠르게 클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가상현실(VR) 시장 현황 (단위: 억원 / 자료=한국VR산업협회)>


국내 가상현실(VR) 시장 현황 (단위: 억원 / 자료=한국VR산업협회)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