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인이동체 원천기술 5500억 투자…2030년 '3대 기술강국' 도전

정부가 드론352, 자율주행자동차 등 '무인이동체' 원천 기술에 10년 간 5500억원을 투자한다. 민간의 상용 제품 연구개발(R&D)과 별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잡는다는 목표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무인이동체 기술 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무인이동체 기술 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무인이동체 기술 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드론, 자율주행차 등 무인이동체에 공통으로 필요한 핵심 원천기술의 개발 계획을 구체화해 담았다.

육·해·공 무인이동체의 특성을 무인화와 이동성으로 정의하고 6대 공통 핵심 기능 기술을 분류했다. 6대 기술은 탐지·인식, 통신, 자율지능, 동력원·이동, 인간-이동체 인터페이스, 시스템 통합으로 나눴다.

분야 별 정부 R&D 투자 현황, 국내·외 논문·특허 동향, 기술 수준, 시장 및 산업 동향을 종합 조사했다. 이에 결과에 따라 세부 기술을 선별하고 개발 우선 순위를 선정했다. 항법·항행, 수중 통신, 상황 인식, 경량·고효율 동력원 등 180개 세부 기술 개발 계획을 세웠다.

무인이동체 활용 용도에 따른 플랫폼 분류 체계도 정비했다. 극한환경형, 근린생활형, 전문작업형, 자율협력형, 융·복합형의 5대 플랫폼 별 특화 기술을 선별하고 개발 일정을 수립했다. 자율차-드론 분리·합체 무인이동체, 선박-잠수정 협력 무인이동체 등 새로운 플랫폼도 개발한다.

'무인이동체 기술 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 개요
'무인이동체 기술 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 개요

실물 시험장치와 시뮬레이터를 결합, 실물 공간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환경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6대 공통 기술과 5대 플랫폼이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로드맵 실행을 위해 우선 내년 120억원 규모 무인이동체 핵심기술 개발 R&D를 지원한다. 10년 간 5500억원을 투입하는 원천 기술 개발 사업을 추가로 기획한다. 이 사업은 내년 예비타당성조사에 올린다.

정부가 무인이동체에 대규모 R&D 투자를 결정한 건 국내 원천기술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무인이동체 시장은 2030년까지 연 평균 16% 성장, 2030년 2742억 달러(약 29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우리나라의 센서, 인공지능, 항법 등 무인이동체 원천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60%라고 판단했다. 설계, 조립, 양산 기술까지 합한 전체 기술 경쟁력이 83%인 것보다 열세다. 시장이 개화했을 때 해외 기술 의존도가 심화될 수 있는 구조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무인이동체 기술 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무인이동체 기술 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튼튼한 제조 기반,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785)을 활용하고 원천기술을 조기 확보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봤다. 2022년 기술 경쟁력 세계 6위, 시장점유율 7%에 도전한다. 2030년 기술 경쟁력 3위,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이 때 신규일자리 9만2000개, 수출액 160억 달러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무인이동체는 국민이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분야”라면서 “이번 로드맵은 정부의 무인이동체 혁신성장 일정표이자 기술 개발 설계도”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