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7년 만에 R&D 사장 배출

이동면 신임 KT 사장이 2015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유무선 통합 5G를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KT는 7년만에 R&D 수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기술개발에 미래를 걸었다.
이동면 신임 KT 사장이 2015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유무선 통합 5G를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KT는 7년만에 R&D 수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기술개발에 미래를 걸었다.

KT가 7년 만에 연구개발(R&D) 부서 수장을 사장으로 승격한 것은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2018년 임원 인사에서 이동면 융합기술원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발탁했다. KT 융기원장이 사장이 된 것은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R&D 역량에 회사 명운이 걸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평가다.

신임 이 사장은 2014년 융기원장 취임 이후 산하 인프라·서비스·컨버전스 3대 연구소를 이끌며 5G와 인공지능(AI), 기가인터넷,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KT는 이 원장의 사장 승진으로 R&D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이로써 KT는 매스·경영지원·CR·네트워크 총괄 포함 5인 사장 체제를 갖췄다. KT 관계자는 “KT를 먹여 살릴 미래 기술이 모두 R&D에서 나온다”는 말로 이 원장의 사장 승진 의미를 요약했다.

실적 좋은 부서 중심으로 부사장 승진이 많았다. 강국현 마케팅부문장·이필재 마케팅전략본부장 겸 기가지니사업단장·박윤영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신광석 재무실장·신수정 IT기획실장·윤종진 홍보실장 6명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올랐다. 강국현 부문장과 이필재 단장은 짧은 기간 AI비서 '기가지니' 보급에 큰 역할을 했다. 출시 1년도 안돼 가입자 50만 돌파를 앞뒀다. 강 부문장은 청소년 대상 요금제 'Y시리즈' 히트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3월부터 'Y24·Y틴·Y주니어' 등의 이름을 달고 나온 Y시리즈는 100만명 가까운 가입자를 끌어 모으며 KT 이동통신 가입 연령대를 넓혔다.

박윤영 본부장은 기업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고, 신광석 실장은 글로벌 3대 신용평가 A레벨 회복에 기여했다. 신수정 실장은 IT기획과 기업보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윤종진 실장은 KT 글로벌 기업 이미지 신장에 큰 역할을 했다. UN글로벌콤팩트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예방 기술이 주목받은 것이 대표 사례다.

KT가 전무 등 임원 없이 고위급 인사만 발표한 건 드문 사례다. KT그룹 규모가 큰 데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비, 4차 산업혁명 준비를 위해 조직을 빠르게 재정비할 필요가 컸다는 분석이 다. KT그룹 대상 고위급 인사에서 계열사가 빠진 것도 특징이다. KT그룹은 지금까지 임원 인사에서 KT와 계열사를 일괄 발표했다. KT 안팎에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핵심 기술 역량이 KT그룹 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