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 분야 혁명을 이끌 주요 기술이자 서비스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도 12개 핵심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교사가 학생의 성과를 실시간 확인하고, 각자 맞춤형 과제를 내줄 수 있는 플랫폼이나 학생 수준에 맞게 각기 다른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이 모두 에듀테크다. 선진국은 에듀테크를 앞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산업으로 보고 집중 육성한다. 전자신문은 6회에 걸쳐 국내외 에듀테크 정책과 산업을 진단한다.
<1> 에듀테크를 향해 세계가 뛴다.
2015년 세계 에듀테크 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60억달러를 돌파했다. 2005년 5억달러에서 12배 성장했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교육 서비스,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 등 에듀테크 창업과 신규 서비스가 확산됐다.
교육을 최우선에 두는 선진국일수록 규모와 성장 속도가 두드러진다. 금융 강국 영국은 포스트 브렉시트를 준비하면서 대안으로 채택한 것이 디지털 경제다. 영국 정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디지털 경제를 집중 육성하는 '디지털 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에듀테크다.
영국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6년 175억파운드(약 26조원)모에서 2020년에는 300억 파운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해 10월에는 정부 주도로 에듀테크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에듀테크UK'를 설립했다.
미국 에듀테크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2014년 360억9000만달러 규모로, 이후 연평균 9.0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557억10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EU는 교육과 ICT 융합을 통한 학습기회 제공을 위해 '에라스무스+'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수행한다. 총 예산 147억 유로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400만명 이상 유럽인에게 ICT를 활용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
개발도상국에서도 에듀테크 열풍이 분다. 인도 에듀테크 시장은 연평균 52% 성장이 기대된다. 시민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교육'을 주목해 수요가 크다. 구글과 KPMG는 인도 에듀테크 기업의 매출이 지난해 2억4700만달러에서 2021년에는 19억60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52% 성장세다.
우리나라 에듀테크 시장은 본격 성장기를 맞지 못했다. 용어조차 에듀테크보다 '이러닝'이 친숙하다. 시장조사도 이러닝 위주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발표한 '2016년 이러닝 산업 실태조사'에서 국내 이러닝 산업은 3조4198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0.3% 성장에 그쳤다. 이러닝 사업자 수는 1639개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다. 매출액 10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 76.4%로 대부분 영세기업이다.
이러닝은 오프라인 강의를 네트워크를 통해 동영상으로 보는 정도를 말한다. 시간과 공간 제약은 뛰어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이 추구하는 맞춤형 학습 도구로는 부족하다. 사교육과 맞물려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국내에서 에듀테크 시장이 형성된 것은 2010년께로 파악된다. 2010~2016년 초까지 에듀테크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된 금액은 900억원 수준이다. 전체 투자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내년부터 SW 코딩 과목이 중학교부터 필수과정이 되고, 신규교육과정의 디지털교과서도 도입된다.국내 에듀테크 시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 임재환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
한국이러닝산업협회가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로 새출발했다. 이러닝을 넘어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혁명을 이끌 에듀테크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러닝은 콘텐츠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에듀테크는 데이터를 통해 개별화학습을 하는 도구다.
임재환 에듀테크산업협회장은 “21세기 교육은 개인 한 명, 한 명에 맞춰 학습을 하고 재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2010년 정도부터 세계 각 국이 개별화 교육에 눈을 뜨며 에듀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고 협회명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트렌드에 발을 맞추면서 국내 교육의 문제점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임 회장은 에듀테크를 별도의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가 공교육과 에듀테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개별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며 “민간이 콘텐츠와 제공 툴,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등을 공급하고 교사나 학부모가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공교육·사교육의 프레임에서 에듀테크를 본다면 우리나라만 자칫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듀테크를 특정 분야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 메이커 교육, O2O, 로봇 모두가 에듀테크 범위에 들어간다. 한류와 융합해 교육 콘텐츠·플랫폼 수출도 가능하다.
임 회장은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와 기술을 발굴하고, 관련 교육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