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초반까지 세계 선두를 달리던 한국의 ICT 연계 학교 교육은 2010년 들어 급격히 쇠퇴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디지털 독해능력은 2009년에 홍콩-중국(515점, 5위), 일본(519점, 4위)보다 50점 이상 높은 568점으로 최상위(1위)였다. 2012년에는 555점(2위)으로 홍콩-중국(550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제컴퓨터소양연구(ICILS) 2013년 보고서에서 국내 학생의 컴퓨터·정보 소양 점수는 536점으로 분석에 참여한 국가 14개국 중 5위였다. 컴퓨터 사용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은 46점으로 참여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 2015년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학교에서의 ICT 장비와 인터넷 활용은 64개국 중 48위, 가정에서의 ICT 장비와 인터넷 활용은 64 개국 중 22위에 그쳤다.
각국 정보통신기술(ICT)의 사회·경제·기술 환경과 영향을 종합 평가하는 네트워크 준비지수(NRI) 순위도 떨어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조사에서 한국의 NRI 지수는 2013년 11위, 2014년 10위, 2015년 12위, 2016년 13위로 조금씩 하락했다. ICT 강국이라는 명성은 사회·교육 분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학교 ICT 연계 교육 초기에는 정부 지원과 산업 발전을 등에 업고 앞서 나갔으나 이후 ICT 활용도는 점차 낮아졌다.
그 사이 해외 선진국은 ICT를 활용해 교육 혁신을 이뤄냈다. 미국은 학생이 어디에서나 양질의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MOOC(대규모온라인공개강좌)가 활성화됐다. 일부 대학이 시작했던 MOOC는 이를 비즈니스모델로 만든 기업과 혁신을 갈망하던 대학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이제는 대학뿐만 아니라 직업교육에도 MOOC 플랫폼이 활용된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이용해 모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미네르바 대학도 좋은 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은 학생이 1학년 교양 과정을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MOOC로 미리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영국에서는 1차 산업혁명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컴퓨팅 사고력에 초점을 맞췄다. SW 코딩 교육을 필수과정으로 채택했다. SW 코딩이 학교 성과 평가와 대입에서 중요한 A레벨 시험에 반영됐다.
스웨덴·핀란드 등은 학교 교실에서 모바일·태블릿PC 등을 적극 활용해 교육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