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여력이 대기업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벤처기업에 연구개발(R&D) 투자는 부담스럽다. 투자를 늘리고 싶지만 중장기 성과를 기다리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정체'가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자신만의 무기를 갖춘 기업은 정부 R&D 지원제도를 활용했다. 과감한 투자로 새 시장을 발굴했다. 중소기업 딱지를 떼고 중견기업 반열에 올랐다. 기업 브랜드가치가 오르면서 구직자의 발길도 쏠렸다. R&D-신기술 확보-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지원한 '혈액조직 친화형 표면활성화 기술을 적용한 골유착 성능 향상 치과용 임플란트 개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SOI 임플란트 표면처리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 골융합 성능을 가진 임플란트 기술을 확보했다.
100%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임플란트 표면처리 기술을 100% 국산화했다. 회사 매출액은 2.5배 가량 늘었다. 2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300여명을 채용했다. 하반기엔 연구개발, 영업,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100여명을 추가 채용했다. 해외 현지 영업망을 확대해 해외 매출액을 늘리고, 인재 확보를 통해 매출액 증가를 이끌어 내는 선순환 전략이다.
정부 R&D과제 자금이 '시드머니' 역할을 했다. 정부 지원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사업화, 양산, 고용창출로 이어졌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연구자가 개발한 내용을 매월 보고한다. R&D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제품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전 직원이 3년 정도면 회사 시스템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사다리차, 고소작업차 전문기업 호룡은 전북 김제지역의 열악한 인력 수급 여건에도 높은 고용성과를 자랑한다.
호룡은 국내 최초로 고가사다리차를 개발한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업계 수위를 달리는 비결은 R&D다. 지난해 3년 간 노력 끝에 '좌표추적 VISION SYSTEM을 적용한 55M급 복합식 고소작업장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과제를 위해 연구직 10명을 채용했다.
과제 수행이 끝나자마자 바로 '위치에너지 회생 및 수요관리 시스템을 통한 20% 에너지 효율 향상이 가능한 20톤급 이동식 크레인 개발' '도심지 작업을 위한 전자유압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3톤급 소형 전기굴삭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 과제에 각각 3명, 4명 신규 인력을 투입했다.
호룡은 R&D 과제를 수행하면서 매출액이 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4년 이후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800억원에 근접했다. 신기술 상용화로 실적은 가파르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창사 이래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호룡은 올해 5월 김제시와 470억원 규모 김제지평산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140명 신규 채용이 예상된다. 호룡은 내년 매출액 5000억원, 2020년 매출액 1조원, 글로벌 톱10 기업 진입을 새 목표로 잡았다.
호룡 관계자는 “회사의 목표와 비전을 직원과 공유하는 것이 사업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직원 모두 연봉 1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대표이사의 철학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공동기획: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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