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부양책 탓 아시아 자산버블”…주식·부동산 급등 원인?

지난 10년간 중앙은행들이 쏟아낸 각종 경기부양책이 아시아 지역에서 버블을 일으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자금들이 몰려들면서 여타 지역보다 이들 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도쿄 증시는 전반적으로 거품에 가까운 활황세를 보여주고 있다. 토픽스 지수는 통상 차분한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19.5%나 상승했다.

토픽스는 1부에 상장된 종목 전체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지수다. 도요타, 소프트뱅크와 같은 거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2부 종목을 중심으로 한 TSE2 지수는 이보다 훨씬 높은 37.4%의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주로 내수 중심 중소기업들이 TSE2 지수에 대거 편입돼 있다.

자스닥 시장은 신규 상장 종목이 늘어나고 임금 상승 추세가 소비자 지출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에 올해 들어 과열에 가까운 41.9%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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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는 초저금리와 외국인의 진입, 세제 혜택 덕분에 주택시장이 5년째 붐을 지속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어로직에 따르면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 주택 가격은 지난 5년간 근 70% 상승했다. 2대 도시인 멜버른의 주택 가격도 같은 시기에 5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호주 통계국에 따르면 호주 주택 시가 총액은 올해 9월 현재 6조8000억 호주달러(약 5637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2012년 3분기와 비교하면 50% 이상 상승한 셈이다.

이는 호주 국내총생산(GDP) 4배와 맞먹는 것이다. 반면에 GDP 대비 가계 부채도 동반 상승해 현재 선진국에서는 최상위권인 100%를 가리키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풍부한 유동성은 역내 채권시장으로도 흘러들어 갔다. 올해 이뤄진 달러화 채권 발행 규모는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

딜로직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화 회사채는 이달 중순 현재 328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가 늘어났다. 발행 횟수도 전년 대비 33%가 582회다.

인도 증시는 올해 신흥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뭄바이 증시 대표 지수는 달러화 기준으로 올해 근 34%의 상승률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가 내년에도 활황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은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홍콩의 주거용 부동산 시세는 2008년 초 이후 무려 180%가 올랐고 계속해서 신기록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과열된 것은 미국의 저금리에서 파급된 결과다. 중국 본토에서 밀려드는 자금들도 홍콩의 주택 가격 상승을 거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