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키우고, 합치고'...2018년 금융 키워드 '인터넷전문은행 뛰어넘는 IT뱅크 변신'

“2018년 무술년(戊戌年), 국내 금융 시장의 생존 키워드로 인터넷전문은행을 뛰어넘는 'IT뱅크' 변신을 시도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필두로 증권, 카드사 등이 '디지털라이제이션'을 2018년 최우선 경영 과제로 설정하고 대규모의 정보기술(IT) 역량 재배치·확대 프로젝트에 나섰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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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은 2018년 디지털 채널 강화를 위해 조직을 재설계했다. 우선 4차 산업혁명 대응 능력 고도화를 위해 디지털뱅킹본부를 디지털금융부문으로 확대 전환한다. 디지털금융부문 산하에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하고 스마트금융부와 고객행복센터를 편제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금융 채널 강화를 위한 '올원뱅크 사업부'를 신설한다. IT 기반 서비스와 업무 수행 효율화를 위해 디지털금융 부문장이 NH금융지주 디지털금융 소관 집행간부를 겸직한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조직 개혁도 병행했다. 핀테크 사업부는 디지털전략부로 확대 신설하고, 내부 조직으로 빅데이터전략단을 가동한다. 디지털전략부는 4차 산업혁명 대응 총괄 전략 수립 및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신한은행은 고객 디지털 금융 생활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 슈퍼 플랫폼'을 구축한다. 내년 초를 목표로 S뱅크, 써니뱅크 등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 서비스는 물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음성뱅킹 등 디지털 신기술을 대거 탑재한다.

글로벌 디지털 전략 수립을 위해 '실리콘밸리 원정대'를 확대 운용한다. 실리콘밸리 원정대는 전통 금융의 틀을 벗어나 디지털과 글로벌 분야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한 조직이다.

하나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에 자체 모바일 멤버십 서비스 '하나멤버스'를 세계로 연동, 확대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로 명명된 이 서비스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베타버전을 출시한 후 해외 거점을 활용한 글로벌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고도화한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위비뱅크'를 개발해 기존의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과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뱅킹 추진을 위해 해외 비대면 전담 마케팅 그룹인 '글로벌 위비 파이오니어'를 가동했다.

IBK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IBK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 대체로 취약한 소매금융 부문의 디지털 대응력을 높인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뱅킹도 올 연말에 선보인다. 또 개인화 서비스강화와 비대면 풀뱅킹 완성을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아이원(i-ONE)뱅크 재구축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간편 송금 플랫폼인 휙 브랜드 고도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모바일 기반 금융 거래 폭증으로 기존 금융사들이 앞 다퉈 IT 역량 고도화에 착수했다”면서 “조직은 물론 금융 상품, 서비스, 인력까지 디지털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