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이 내세운 새해 경영 화두는 '안정'과 '도약'이다. 경영환경을 위협하는 대내외 악재로부터 리더십과 실적을 유지하고, 4차산업혁명 및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기에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실적 상승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부문은 내년까지 호황세이고, 전자 계열사도 올해 실적 상승 기반을 마련했다.
중요한 것은 미래다. 지속 성장을 위한 먹거리 발굴이 핵심 과제다. 올해 인사에서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 역할을 확대하고 삼성전자에 전자 계열사 업무를 조율할 사업지원 TF를 구성한 것도 성장동력 발굴 때문이다.
총수 부재 리스크는 여전하다. 1월 말 경이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다. 결과는 삼성 그룹 미래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 인사에서 삼성전자 3개 부문장은 물론이고 사장단 상당수를 교체 했다. 빠른 시간 안에 새 경영체제를 안정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부진을 극복하고 다시 성장궤도에 오르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현대차는 지난해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며 위기에 처했다. 완성차 판매 부진은 부품 계열사 실적 악화까지 가져왔다. 노사문제도 심각하다.
올해 신차 출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강화, 친환경차 출시 확대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다시 가져오는데 집중한다. 중국과 미국 등 전략 시장은 시장별 맞춤 전략으로 대응한다. 내년 해외 주요 시장별로 출범할 '권역본부' 역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제시한 '뉴SK'로 가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인 '딥 체인지' 실행에 주력한다. 사회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공유 인프라를 활용하는 등 동반성장에도 힘쓴다. 지난해 시작한 변화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인사폭도 최소화했다.
올해 그룹 주요 계열사는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임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 지속이 기대되고, SK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와 인공지능(AI) 고도화로 도약을 예고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LG그룹은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가고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혁신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LG그룹 주가는 20% 이상 상승하며 국내 주요 그룹 중 1위가 예상된다. LG전자, LG화학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실적이 모두 좋았다. 고무적인 것인 수년간 자동차부품,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간거래(B2B) 등에 대거 투자하면서 거둔 성과라는 점이다. 그동안 투자한 신성장 사업도 내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미래를 책임질 '마곡 사이언스파크'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계열사간 융·복합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19조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로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완성을 비롯한 '뉴 롯데' 추진에 역량을 집중한다.
횡령과 배임 등 경영비리 관련 혐의로 기소됐던 신동빈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면서 리더십 부재 상황은 면했다. 미뤘던 정기 임원인사는 내년 초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직안정 차원에서 인사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다시 사업에 집중해 그동안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편, 해외사업 강화 등을 차질 없이 이어가야 한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분리하기 위한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해가던 해외 사업 역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