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국산 배터리·로봇 황금기 접어들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와 로봇 업계도 올해 호황을 맞았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로봇 업계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업체 경쟁력은 두드러졌다.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는 삼성SDI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면서 두 업체 모두 지난해보다 출하량을 늘리며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흑자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애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으로 촉발된 보복 조치로 중국 사업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LG화학과 삼성SDI 중국 공장 가동률이 한때 10% 수준으로 떨어지고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회사와 합작한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유럽 시장 공략에는 더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까지 3사가 모두 동유럽에 유럽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내년부터 공장 가동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소재·부품·장비 업계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전기차 시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주가는 연일 고점을 찍고 있고 올해 창립 이후 사상 최고 실적 경신을 예약한 곳도 여럿이다.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비해 대규모 증설에도 나섰다.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원재료인 코발트, 리튬, 니켈 가격은 치솟았다. 특히 올해는 코발트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양극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 가격은 올해 두 배 넘게 오르면서 톤당 7만5000달러를 돌파하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박지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두산로보틱스 공장을 방문해 협동로봇 조립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박지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두산로보틱스 공장을 방문해 협동로봇 조립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로봇업계에 2017년은 호황기로 기억될 전망이다. 주요 산업용 로봇기업 실적이 전년 대비 실적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로보스타(대표 김정호)는 올해 매출액 2000억원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티이에스(대표 안승욱)도 올해 매출액 65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디에스티로봇(대표 천징·최명규) 역시 이미 3분기 누적 매출액이 597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 450억원을 훌쩍 넘겼다.

업계가 이 같은 호조세에 접어든 이유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호황을 등에 업은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로봇 설비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기업 진출도 눈에 띄었다.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로 올해 출범했다. 두산그룹은 수년간 협동로봇 사업을 준비한 끝에 지난 9월 두산로보틱스를 앞세워 협동로봇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한화테크윈도 협동로봇 제품을 올해 초 출시했다.

인수합병(M&A) 관련 큼지막한 뉴스도 있었다. 독일 가전기업 밀레가 지난 12월 국내 대표 로봇기업 중 하나인 유진로봇의 최대주주가 됐다. 밀레가 유진로봇에 투자금 520억원을 투자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사실상 기업 인수였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