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버즈를 따라잡을 인공지능(AI) 통역서비스 이어셋이 우리나라 스타트업에서 개발됐다. 특히 극심한 소음 환경(95dB 이상)에서도 음성신호 전달이 가능하다.
스타트업 해보라(대표 신두식)는 AI 활용 통역서비스 이어셋 '링기(LINGIE)'를 개발, 테스트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신두식 해보라 대표는 “기존 제품은 75dB 소음환경에서도 인식률이 떨어지지만 '링기'는 95dB에서도 전달 가능하다”며 “특히 자동차 주행 도중 음성명령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보라는 이르면 이달 말 제품을 출시한다. 초기 버전은 이어폰 1개만 사용한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블루투스로 연동해 이어셋을 착용하고 얘기하면 스마트폰 스피커로 통역된 언어를 전달하거나 화면에 나타난다. 상대방이 얘기하는 것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들어와 사용자 이어셋으로 통역돼 전달된다. 향후 이어셋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링기는 기존 제품인 '리플버즈'를 통역서비스 기능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리플버즈는 이어폰에 마이크를 장착해 시끄러운 곳에서도 통화 가능한 블루투스 이어셋이다. 지난해 해경, 포스코ICT 등에 특수시장 용도로 샘플 1000개를 납품했다. 국가재난망 사업에도 액세서리 파트로 참여한다.
2016년 퀵스타터, 인디고고 등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15억원을 투자받았다. 목표액을 1500% 초과 달성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신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의 좋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생산지연과 충전 불량 등 일부 기술적 문제로 배송이 늦어져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최근 모든 문제가 해결돼 올해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중국 최대 휴대폰 유통상가 '디폰(D.Phone)'과 사업협력 MOU를 맺고 판매계약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화웨이, 하만카돈, 앵커, 텐센트 등 중국 업체와 협력 MOU를 맺고 본 유통을 위한 시제품을 공급했다. 현지에서 반응을 저울질 중이다. 신 대표는 올해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신두식 대표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9개국에 124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특허 보호막을 보유했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해보라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KT에서 사무공간, 마케팅 비용, 해외전시회 지원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 2기 졸업 후에도 일정기간 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KT서초지사에서 연구소만 남기고 판교 창조경제밸리 기업지원허브로 이전했다.
◇인터뷰-신두식 해보라 대표
“스타트업 창업 전 노틸러스효성에서 통신관련 신규사업을 담당했습니다. RF기술에 노이즈 관련된 분야입니다”
신두식 대표는 전 직장에서의 경험을 스타트업으로 이어나갔다. 현재 직원 12명 전원이 기술개발(R&D) 담당이다. 이어셋에서 스피커와 마이크가 가까이 있을 때 윙윙 울리는 소리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올해는 마케팅 분야 직원도 충원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작년에 이미 중국 합자회사와 미국 자회사를 설립했다”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유통,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매출은 특수시장 10억원, AI 통역서비스 이어셋 25억원, 스마트폰 유통시장 20억원 등 55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신두식 대표는 “AI 음성비서 서비스 분야에서 음성 입력장치를 개발하는 선도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