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생 전기차 제조업체 피스커가 9분 충전으로 200㎞를 달릴 수 있는 순수전기차를 선보였다. 이 모델에는 LG화학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피스커는 궁극적으로 발화 위험성과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잇는 전고체 전지를 직접 개발한다.
피스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8에서 '이모션(EMotion)'을 첫 공개했다. 이모션은 세단형 순수전기차로 완전충전시 주행거리가 400마일(약 644㎞) 이상이며, 9분 급속 충전할 경우 127마일(약 204㎞) 주행이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모션은 2019년 말부터 12만9000달러(약 1억4000만원)에 판매될 예정으로 현재 홈페이지에서 2000달러에 예약을 받고 있다.
이모션에는 테슬라 모델3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한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21700(지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배터리는 LG화학이 공급한다. 피스커는 당초 이모션에 합작회사를 통해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었지만 기한 내 개발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합작회사가 해산하면서 외부에서 셀을 조달했다.
피스커는 1분 충전하면 500마일(약 800㎞)을 달릴 수 있는 전고체 전지를 독자개발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현재 특허 출원 중인 플렉시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전고체 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것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충전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폭발이나 발화 위험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피스커가 개발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비슷한 크기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의 2.5배를 구현할 수 있으며 가격도 기존 배터리의 3분의 1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피스커는 2023년 이후 전고체 전지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다이슨에 인수된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삭티3의 공동 설립자가 피스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피스커 창업자 헨릭 피스커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2007년 피스커오토모티브를 설립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카르마(Karma)를 내놨지만 급증하는 연구개발비를 감당 못해 파산했다. 2006년 다시 피스커를 세우고 사업을 재개하면서 고성능 전기차와 전고체 전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