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100%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보급을 목표로 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전국적으로 기존 형광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에너지 절감이라는 당초 취지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현재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된 입찰공고를 살펴보면 U교육청은 50와트(W) 평판등을 구입하고 있다. G교육청의 LED 실내조명등 구매대상물품 내역에도 40~50W LED 조명이 명시됐다. 반면에 S교육청은 직관형 LED 램프 13W 이하 품목 조건으로 입찰 중이다. 각 지역 교육청마다 교체 예정인 LED 조명 규격이 상이하다.
LED 조명은 제품의 밝기와 디자인이 유사할 경우 전기를 적게 사용해야 광효율이 높고 에너지 절감 효과가 더 크다. 보통 학교에서 사용하는 LED 조명은 기존 형광등 2개(32W×2=64W)를 대체한다. 만약 13W 이하 LED 직관등 2개를 설치한다면 전기사용량이 26W 이하로 기존보다 소비 전력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 반면에 40W LED 평판등으로 교체하면 전기사용량을 30% 밖에 감축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광효율이 180~200㏐/W에 이르는 13W 이하(12W급) LED 직관등을 생산하는 업체가 30개가량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효율에 대한 고려 없이 수년 전 스펙 그대로 입찰공고를 내는 공공기관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직관등은 광효율이 평판등(100~150㏐/W) 보다 높고 소비전력 대비 밝기가 밝다. 형광등과 모양이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 등기구를 철거하지 않고 램프와 컨버터만 교체할 수 있어 공사비와 폐기물 배출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만 외관이 깔끔해 교체 후 변화가 확연이 나타나는 평판등과 비교하면 외관 변화가 없다는 것은 단점이다.
외관이 중요하지 않은 곳이라면 기존 형광등을 모두 떼어내고 등기구를 통째로 바꾸는 평판등 대신 직관등을 설치하는 것이 예산 절감과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이다. 미관이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는 장소에는 평판등이 적합하다. 평판등 역시 30W 이하 LED 평판등을 생산하는 업체가 국내에 20여곳이 있다.
중소 업체가 대부분인 국내 LED 업계는 조달 규모가 큰 관수 시장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공공기관 입찰 공고가 나오면 가격 싸움에 밀려 광효율 높은 제품이 배제될 수밖에 없어 기술 발전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LED 업계 관계자는 “LED 조명은 낮에만 사용할 경우 평균 수명이 10년 정도로 오래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한 번 바꿀 때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교체해야 에너지 절감에 유리하다”면서 “광효율을 고려하지 않은 채 LED 조명 교체 자체에만 집중하면 에너지 절감이라는 목표에는 반밖에 도달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