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 적정 수준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배경에는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국내 망사업자 접속경로를 일방적으로 변경, 소비자 피해를 유발한 것을 계기로 끈질긴 조사와 집요한 설득을 병행해 입장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김재철 방통위 전 통신시장조사과장(현 방송광고정책과장)과 김재호 사무관이 주인공이다.
김 과장과 김 사무관은 지난해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자 5월부터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서면 혹은 면담이 아닌 철저하게 현장 조사 원칙을 고수했다.
페이스북코리아와 국내 통신사 본사는 물론이고 통신사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방문,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
페이스북코리아와 국내 통신사 간 주고받은 이메일을 확인해 증거로 채택, 접속경로 변경을 부인하던 페이스북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코리아가 대형 로펌을 선임해 대응하자 방통위도 로펌과 공동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과 김 사무관은 집요한 조사와 동시에 국내 시장 상징성을 강조하며 페이스북에 국내 산업 기여를 설득했다.
결국 케빈 마틴 페이스북 부사장이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만나 국내 ISP와 협력,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망대가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재철 방통위 과장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글로벌 IT 기업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