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900포인트(P)를 넘어선 가운데 제약·바이오가 양냘의 검으로 부상했다.
17일 코스닥 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이 내달로 가시화되면서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가 1000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사 일각에서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상반기에 지수 1000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우선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아우르는 신규 지수인 KRX300 등의 발표가 내달 5일 예정됐다. 기관·연기금 등의 추가 투자가 기대되면서 상승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팀장은 2000년대 초반 IT버블 시절과 비교해 “2002년 3월 당시 고점권인 940~950P 마저 넘어선다면 코스닥 1000P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온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과열 문제가 남아있다.
제약바이오 종목 이외에 뚜렷하게 활황세를 보이는 업종이 없는 가운데, 시가총액 40조원 규모의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서 접수는 작년 12월 5일이었다. 45영업일의 통상적 심사일을 감안하면, 내달 8일 이전에 승인 여부가 날 것으로 예측된다.
코스피 이전이 확정되면 5영업일 내 코스닥 지수에서 제외된다. 2월 설날 연휴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2월 중하순 경 이전에 재상장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셀트리온이 반영된 코스닥 인덱스 추종 자금의 대규모 매매도 전망된다. 셀트리온이 포함된 코스닥150 등 각종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 펀드 규모는 약 6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2%대에서 20%를 훌쩍 넘게 셀트리온을 반영하는 만큼 이 자금이 다른 코스닥 시총 상위주로 유입될 것이 전망된다. 상품 구성 종목 교체로 인해 코스닥 시총 2위 종목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가장 큰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결국 제약·바이오주의 쏠림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 우려된다. 코스닥 시장 내 제약·바이오 비중이 현재 시총 10위권 기업 중 7개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또 제약·바이오 종목 사들이기에 앞장 섰던 외국인 투자도 변수로 떠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소유 비중은 약 15% 수준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에 버금가는 역대 최대치에 이르렀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지적된다.
코스닥 안팎에서는 궁극적으로 제약·바이오 쏠림 현상을 해소할 '대어' 필요성에 목소리가 높다. 테슬라 요건 개선 등 코스닥 진입 기준이 완화된만큼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다양한 기업 발굴이 필요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부동산과 가상화폐 투기 등으로 과열된 민간의 자금을 건전한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확고한 만큼 코스닥 시장 중심 정책은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셀트리온을 넘어설 수 있는 다양한 코스닥 신규 기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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