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홈플러스가 이용하던 천안 물류센터를 새로운 로켓배송 물류거점으로 사용한다. 홈플러스가 사용했던 인프라에 자사 역량을 더해 로켓배송을 위한 새로운 '풀필먼트(Fulfilment)'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동안 특정 지역에 집중된 로켓배송 물량을 분산,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대하며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18일 유통·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충남 천안 목천읍에 새로운 로켓배송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해당 건물은 홈플러스가 지난 2003년 구축한 초대형 센터다. 홈플러스가 한 부동산 투자사에 매각하는 목천 물류센터를 쿠팡이 다년간 장기 임대했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천안 물류센터는 대지면적 4만5000평(약 14만8760㎡), 건물면적 1만6600평(약 5만4876㎡)로 2003년 신축 당시 아시아 최대 물류센터로 이름을 알렸다. 축구장 7개 반을 합친 면적이다. 건물 길이는 300m 이상, 너비는 150m 안팎이다. 쿠팡은 최근 천안 물류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한데 이어 보안, 배송, 관리 등 운용 인력 채용에 나섰다.
쿠팡 관계자는 “천안 물류센터는 로켓배송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고객에게 더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내부 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충청 지역에 대규모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풀필먼트는 판매 상품을 창고에 적재하는 것은 물론 재고 관리, 포장 등 고객에게 배송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 쿠팡이 대전에서 운영한 물류 지점은 배송만을 위한 일종의 집하소 역할을 수행했다.
천안 물류센터는 목천 IC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했다. 고속버스와 가깝기 때문에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협력사가 물류센터로 상품을 보내기도 편리하다. 상품을 지면에서 이격하는 파레트는 4만개 가량 적재 가능하다.
쿠팡은 현재 인천, 경기도 이천 덕평, 경기도 광주, 서울 장지동, 경북 칠곡 등에 10여개 안팎 물류센터를 보유했다. 하지만 최근 로켓배송 물량이 지속 증가하면서 물류센터 확대 필요를 느꼈다.
쿠팡은 지난해 인천 물류센터에서 1억회 이상 출고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한 곳이 소화하는 연평균 출고량은 5000만건 수준이다. 천안 물류센터는 충청도 지역 물량은 물론 수도권, 전라도 등으로 향하는 배송상품을 취급하면서 다른 물류센터 부하를 해소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 사업자의 물류 인프라 강화 움직임이 지속될 전망이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문된 상품과 재고를 관리할 물류센터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최근 김포에서 온라인 물류센터를 증설한 것이 대표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 확대 속도에 따라 처리해야 할 물량도 증가한다”면서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