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 올해 가상현실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

김종연 엔투스튜디오 대표
김종연 엔투스튜디오 대표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가 출시되자 가상현실(VR) 원년이라고 칭한 사람이 많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다소 이른 평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10월에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혼합현실(M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와 HTC가 올해 출시를 앞둔 새로운 모델 포커스를 보면 새로운 희망이 보인다. 필자는 이들을 2세대 HMD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VR HMD 기기와 이들의 차이점은 센서 방식이다. 리프트와 바이브는 적외선 센서를 외부에 놓고 HMD가 그 적외선을 받아들여서 위치와 행동이 인식되는 아웃사이드인 방식을 활용했다.

2세대 HMD는 적외선 카메라를 HMD 전면에 배치, 자신의 위치와 컨트롤러 움직임을 인식하는 방식인 인사이드아웃(Inside-Out) 방식이다.

두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별도의 센서 여부다. 바이브는 센서를 2개 배치, 반경 2.5~5.0m 공간은 인식하고 그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해 줬다. 그러나 가정용 기기로는 최소 가로·세로 2.5m 이상 공간을 비워 놓고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단점은 서구권과 다르게 가정의 실내 크기가 작은 아시아권에서 더욱 치명타로 작용한다. 가뜩이나 실내 공간이 좁은 데다 VR를 즐기기 위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2세대 HMD들은 인사이드아웃 방식으로 설치 편의성,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 VR HMD를 가정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려던 잠재 고객에게는 희소식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MS MR HMD는 싼 제품의 경우 399달러다. 바이브가 799달러에서 599달러로 인하했음을 감안해도 저렴하다.

가격 이점과 센서 방식 변경을 통해 VR 시장은 그동안 불안 요소이던 저조한 판매량을 돌파할 해법을 찾아낸 것 아닌가 하는 기대를 품게 한다. 또 국내외에서 많이 생겨나는 오프라인 VR 테마파크가 겪은 센서 이슈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웃사이드인 방식 HMD를 사용하는 VR 테마파크는 별도로 설치한 적외선 센서가 서로 간섭하는 이슈로 고충을 겪는다. 인사이드아웃 방식 센서는 이러한 간섭 이슈가 발생하지 않아 센서 오류로 인한 고객의 멀미나 영업 점검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HTC 올인원 HMD인 포커스와 오큘러스 고(GO)는 별도의 PC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HMD 내부 구동에 필요한 프로세서를 내장했다. PC HMD의 고질화된 문제이던 PC와 연결된 케이블의 걸리적거림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아직 불안 요소는 있다. 작은 HMD 안에 모든 프로세서가 내장되다 보니 PC에 비해 낮은 성능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 없을 것이라는 점과 발열이 심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확실한 것은 △별도의 PC를 구매하지 않고 △휴대폰을 장착하지 않아도 △머리에 쓰는 순간 VR 속으로 들어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이 모두가 원하는 VR의 이상형이다.

지금까지 센서 설치, 고성능 PC 구비, PC와 HMD의 연결 등 VR·증강현실(AR)·MR를 즐기기에는 난관이 많았다. 이제 센서 설치에 따른 공간 문제가 해결됐으니 남은 과제들이 하나씩 해결된다면 모두가 기대한 VR 시장의 폭풍 성장도 올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연 엔투스튜디오 대표 chan.lim@creation.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