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정순용)이 삼양사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인 옥심계 광개시제를 공동개발, 삼양사에 기술이전했다.
삼양사는 이 기술을 상업화해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가 독점해 온 글로벌 광개시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디스플레이 제조원가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23일 오전 화학연 중회의실에서 삼양사와 옥심계 광개시제 기술이전 협약식을 맺고, 지난 6년 동안 공동연구한 기술을 상업화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광개시제는 빛을 받으면 수지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단단하게 굳도록 해주는 물질이다. 도료, 코팅액, 잉크, 페인트, 접착제 등 수지에 첨가해 사용한다. '옥심' 화학구조를 이용한 옥심계 광개시제는 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의 미세패턴 공정용 감광수지인 포토레니즈스의 핵심소재로 사용된다.
글로벌 광개시제 시장은 연간 8000억원. 이 가운데 옥심계 광개시제는 1000억원 규모다. 국내 시장이 500억원 규모로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바스프가 2002년에 원천특허를 출원, 'OXE-01' 'OXE-02' 등으로 국내외 시장을 독점해 왔다.
화학연과 삼양사는 지난 6년 동안 공동연구로 새로운 광개시제 화합물 개발을 추진, 최근 'SPI-02' 'SPI-03' 'SPI-07'이라는 이름으로 상업화했다. 국내와 해외에 각각 4건과 5건의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9건과 8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옥심계 광개시제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감도 및 투과율이 우수하고 제조원가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자체 비교 실험 결과 투과도가 4%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사는 이들 제품을 올해부터 국내외 포토레지스트 제조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박순철 삼양사 대표는 “이번에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광개시제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고기능성 케미컬 제품을 지속 개발, 미국과 일본 및 유럽 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