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강현실(AR)과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가상현실(VR)용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사업에서 1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릴 것으로 자신합니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는 “AR·VR 시장의 글로벌 핵심 부품 공급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용 DMB 수신칩 등이 주력 매출원인 라온텍은 수 년 전부터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왔다. 지난해 하반기 드디어 큰 결실을 맺었다.
김 대표는 “미국 써드아이, 이스라엘 루무스, 중국 톱스카이 등 AR 전문 하드웨어 업체가 라온텍 솔루션을 채택해 완성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면서 “고객사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여 목표 매출액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름만 대면 아는 글로벌 기업도 라온텍 솔루션에 관심을 두고 있다.
라온텍의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기술을 활용한다. 실리콘 웨이퍼를 일정 크기로 절단한 뒤 그 위로 특수 거울과 액정을 올리는 구조다. LCoS는 상단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특수 거울이 비스듬하게 반사한다. 이 덕에 빛 투과율이 높다. 개구율(빛이 배선을 뚫고 나오는 비율) 확보가 용이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같은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개구율 확보가 어려운 탓에 화소수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는 것이 어렵다. 반면에 LCoS 방식은 고화소, 고해상도 구현에 유리하다. LCoS는 과거에 한창 각광받는 기술로 떴다가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밀려 사장될 뻔 했다. 최근 AR, VR 시장이 커지면서 다시 한 번 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라온텍은 기존 풀HD 해상도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솔루션에 이어 QHD(2560×1440) 해상도 신제품인 RDP7000Q를 최근 선보였다. 두 눈으로 양쪽 패널을 보면 4K 해상도급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 제품 면적은 0.7인치로 소형이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작으면 AR 등 헤드셋 크기 역시 소형 경량화할 수 있다.
라온텍은 마이크로디스플레이와 함께 각 해상도 제품별로 양쪽 패널을 동시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러IC도 제공한다. 컨트롤러IC는 화면 제어는 물론 왜곡 현상을 잡아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도록 돕는다. 회사는 또 외부 기기와 연동되는 HDMI 인터페이스IC와 광학계 렌즈 모듈 등 AR 혹은 VR 헤드셋을 만들 때 필요한 핵심 부품 일체를 솔루션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도 수많은 잠재 고객사가 라온텍 전시관을 방문해 새로운 AR·VR 솔루션을 살펴보고 갔다”면서 “기존의 일반 디스플레이 방식의 AR 등에 비해 해상도가 높아 현실감이 높다는 평가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