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헬스케어 IOT와 인공지능의 결합
미국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 핏빗이 헬스케어와 사물인터넷(IoT) 결합의 시작이었다면 중국 통신 기기 및 소프트웨어(SW) 제조업체 샤오미는 많은 사람이 IoT 기반의 헬스케어를 즐길 수 있도록 보편화해 주는 하나의 모멘텀이었다. 샤오미의 미밴드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착용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헬스케어 정보의 대시보드화 수준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센서를 통해 확보된 헬스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예방의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료 영역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KAIST E5의 한 학생 사업 모델이 기억난다. AI 챗봇으로 정신과 치료를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었고, 기능을 살펴보면 매일 갈 수 없는 병원을 대신해 하루 세 차례 환자를 상담해서 치료하는 개념이었다.
AI와 헬스케어의 강력한 결합을 위해서는 신체에 밀착된 정밀한 센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야만 한다. 여러 가지 센서 형태가 등장하고 있고, 문신·렌즈 등 접근 방법도 다양하다. 미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전자 문신이 있다. 판박이처럼 몸에 붙일 수 있는 이 문신형 웨어러블 기기는 심장 박동이나 혈압, 발열 초기 증상 등을 체크한다.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파악하며, 실제 문신이 아니기 때문에 손쉽게 지우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검사 결과를 병원으로 보내줄 수도 있다. 또 눈에 착용하는 콘택트렌즈가 당뇨 측정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구글은 혈액 검사 대신 환자의 눈물에서 혈당치를 측정하는 스마트렌즈 시제품을 공개했다. 최근엔 국내 연구진이 이보다 더 진일보한 센서 소재를 개발, 눈에 끼기만 하면 녹내장과 당뇨를 진단할 수 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 나오는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의료용으로 상용화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진료 방식도 AI 기반으로 바뀌어 간다. 구글 글라스가 외과 수술에 활용되는 실시간 혈압, 맥박 정보가 대시보드 형태로 활용되는 유튜브 영상은 누구나 한 번쯤을 봤을 것이다. 여기에 AI가 가미돼 실시간 수술 상황 방식을 제안하는 AI 개념도 비전 기술 발달과 함께 멀지 않아 상용화될 것이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가상 진료와 AI 진단도 진료 상용화 분야 가운데 하나다. VR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 도중에 발생할 위험을 미리 줄인다. 환자는 VR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우울한 마음도 가라앉히고, 실제 재활 시간을 단축하기도 한다. 이미 국내 가천대 길병원에 도입한 AI 의사 왓슨은 의사를 도와 암 진단과 처방 치료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이고 있다. 세계 의료 기록을 보며 끊임없이 학습하고 있는 AI의 성능은 더 발전해 나갈 것이다.
AI, IoT,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내 건강 기록이 평생 측정되고 의사와 소통하면서 질병을 미리 방비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어쩌면 1년에 한 번 치르는 건강 검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작은 나노로봇은 청진기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한 삼키는 로봇은 우리 몸 안에 박혀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약물 투입에 활용할 수 있다. 2030년이면 사람의 몸 안을 탐험하면서 스스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나노로봇이 현실화된다고 한다.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세상이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꾼다면 늘 상상해 보기를 권한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