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롯데정보통신에 입사한 김수영(가명)씨. 김씨는 입사 전까지만도 취업준비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열심히 정보기술(IT) 분야 취업 준비를 해 높은 실력을 갖췄다. 여러 차례 채용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던 김씨는 롯데정보통신 '스펙 태클' 채용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 현재는 롯데정보통신에서 선배들에게 인정받는 IT개발자로 일한다.
롯데정보통신 블라인드 채용 전형 '스펙 태클(Spec Tackle)'이 기업의 능력 중심 채용문화를 이끈다. 학벌과 스펙이 아닌 능력 중심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롯데그룹 채용 일환이다. 스펙 태클은 '화려한 볼거리(Spectacle)와 무분별한 스펙(Spec) 쌓기에 태클(Tackle)을 건다'라는 의미다. 롯데그룹은 유통·식품·관광·건설·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했다. 스펙 중심 채용이 아닌 능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 선발을 목표로 2015년 처음 도입했다.
입사지원서에는 학교·학과·성별·나이·토익점수·어학연수·대외활동 등을 입력하는 란이 없다. 형식적 스펙은 평가하지 않는다. 지원자는 IT 역량을 표현하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한다. 포트폴리오에도 스펙을 적을 수 없다. 학교·학과 등을 노출하거나 스펙 사항을 언급하면 불합격 처리된다. 포트폴리오 파일 이름도 보안1. 보안2 등으로 블라인드 처리해 심사를 강화했다.
지원자는 '모바일 예약·결제시스템을 개발하라' 등 주제를 부여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해 IT 역량을 표현한다. 업무 환경과 동일하게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고 전문서적 열람도 가능하다. 심사위원은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지원자와 구현 의도, 방식을 논의한다. 인사담당자는 “요리 실력만으로 셰프를 선발하는 것처럼 프로그래밍으로 IT 인재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능력과 인성 중심으로 채용된 입사자는 업무 적응이 빠르다. 실력을 갖춰 선배들에게도 인정받는다. 인사담당자는 “실력뿐 아니라 업무 의지가 우수해 근무 현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입사자는 인턴 기간 없이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매년 채용 비율을 확대한다.
입사자는 포트폴리오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유리하다. 스펙 태클 전형으로 e-커머스팀에 입사한 유주현 사원은 “그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와 앞으로 제작하고 싶은 서비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 합격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프로그래밍, 보안, 신사업 기획 등 직무 대상으로 스펙 태클 전형을 실시한다.
롯데정보통신은 스펙 태클 전형을 적극 알렸다. 2016년 처음 도입할 때만도 블라인드 채용은 낯설었다. 이색적 광고를 만들어 지원자에게 블라인드 채용을 소개했다. 광고로 대표 스펙인 토익점수, 대외활동, 어학연수 경험이 없어도 입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표현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