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빅데이터 주도권 사업, 아주대-분당서울대 '2파전'

아주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공통데이터모델(CDM) 구축 사업을 놓고 맞붙었다. 빅데이터 연구 화두로 떠오른 CDM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사업 수주에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5일 정부와 병원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선행 CDM 기반 분산형 바이오헬스 통합 데이터망 구축 기술개발' 사업에 아주대병원 컨소시엄과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이 지원했다. 과제 접수 기간은 7일까지다. 사실상 추가 지원 기관이 없어 2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선행 CDM 기반 분산형 바이오헬스 통합 데이터망 구축 기술개발 개요
선행 CDM 기반 분산형 바이오헬스 통합 데이터망 구축 기술개발 개요

CDM은 데이터 구조와 의미를 동일하게 모델링한 양식이다. 여러 문서양식을 엑셀 혹은 워드 파일로 통일해 단일 프로그램에서 작업하는 것과 같다.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오딧세이에서 첫 제안했다. 세계 각국 병원을 포함해 IBM, 구글 등 100여개 기관·기업이 참여한다. 작년 기준 12개국 53개 데이터베이스(DB)에서 6억명이 넘는 임상정보가 CDM으로 전환됐다.

이 사업은 병원이 보유한 각종 의료정보를 CDM으로 전환, 연구와 상업화에 활용하는 게 목적이다. 병원마다 다른 의료정보를 CDM 기술로 서식을 통일한다. 기업, 연구자에게 데이터가 아닌 분석 결과만 공유한다. 데이터 자체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결과 값만 준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보호, 규제 이슈를 피한다.

정부는 의료정보 가치가 높아지고 활용 수요가 커지면서 CDM 기반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 CDM이 병원마다 다른 데이터 서식,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법령 한계를 해소하는 현실적 방안이라는 판단에서다. 총 3년간 약 40억원을 투입해 CDM 확장 모델 개발 △의료기관 적용 △공동 임상연구 △기업체 적용 등을 추진한다.

아주대병원 전경
아주대병원 전경

아주대병원 컨소시엄이 가장 먼저 제안 참여를 결정했다. 아주대병원은 박래웅 의료정보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 CDM 전파를 주도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오딧세이에서도 국내병원 중 가장 먼저 참여했다. 현재 국내에서 20개에 가까운 기관이 참여한다. 작년 CDM을 활용해 데이터 질 관리, 개인 맞춤형 질병예후 예측 등 3개 솔루션을 개발했다. CDM 전문성과 활용 노하우를 사업자 선정과정에 내세울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세계적 수준 데이터 확보와 협력기관 파워를 강점으로 한다. 빅데이터 전문가와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 역량은 국내 최고로 평가된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가톨릭의료원 등 막강한 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혁신파크 전경.
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혁신파크 전경.

병원 관계자는 “아주대병원 단독으로 참여할 줄 알았던 이번 사업에 막판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이 참여를 결정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분석했다.

사업은 의료정보 활용 대안으로 부상한 'CDM' 구축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병원 간 의료정보 교류, 민간과 데이터 공유를 위해 CDM 확산에 공을 들인다. 적용 확산을 위해 추가 예산 반영도 계획 중이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도 CDM 기반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확산되는 관련 정부과제는 물론 민간기업과 연구 생태계도 주도하는 핵심 사업이다.

최수진 산업부 R&D전략기획단 신산업MD는 “이번 사업은 막혀있던 의료정보를 CDM으로 풀어 비즈니스를 위한 판을 까는 게 핵심”이라면서 “데이터 표준과 의료 빅데이터 기반 연구 생태계 구축, 바이오헬스 플랫폼 산업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