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한 서비스 사업자 간 경쟁이 시작됐다. SK텔레콤과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5G 장비 선정에 착수했다. 3사가 4G 롱텀에벌루션(LTE) 구축에 20조원 이상 투자한 만큼 5G에는 이보다 많은 설비투자(CAPEX)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는 물론 양질의 국내 중소기업도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13일 5G 네트워크 장비 도입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제안요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논스탠드얼론(NSA) 표준 기반으로 장비 세부 규격과 사업 요구 사항을 설명하는 한편 5G 상용화 전략, 준비 현황을 소개했다.
최주식 LG유플러스 5G 추진단장(부사장)은 “LG유플러스는 5G 핵심 기술 상용화와 기술 역량을 축적해 왔다”면서 “설명회를 시작으로 5G 네트워크 조기 구축과 조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차 RFP 발송에 이어 올해 초 2차 RFP를 발송했다. KT는 1월 말 제안요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통 3사는 6월 이전에 장비를 선정하고 하반기에 망 구축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통 3사가 LTE 구축에 투자한 금액은 장비 구매와 공사비용 등 20조~23조원(주파수 대가 제외)으로 추정된다. 고주파를 사용하는 5G는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4G보다 많은 기지국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전국망 구축에는 LTE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장비 단가가 하락했고 주파수와 서비스별 투자 집중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LTE보다 투자액이 늘어날 게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장비 제조사는 이통사가 몇 개 제조사를 선택할 지에 신경이 곤두섰다. LTE에는 이통사당 3~4개 제조사가 지역별로 장비를 공급했다.
이통사가 복수의 제조사를 선정하는 것은 경쟁을 통해 장비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회사별 기술 장점을 망 운용에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운영비(OPEX) 측면에서는 제조사가 적을수록 유리하다. 몇 개 제조사를 선택할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
제조사가 줄수록 제조사 간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는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제조사 고위 관계자는 “LTE 구축 당시에는 LG유플러스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지만 5G 때는 이통사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화웨이는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이통사가 선택하면 다른 제조사도 공급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5G 장비 도입은 국내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중계기와 광 중계기, 소형 기지국(스몰셀), 전송 장비 등 국내 중소기업도 5G 장비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기업벤처부 등 정부는 국산 중소기업 통신장비 구매 과정에 대기업과 차별이 있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RFP에 중소기업 상생 항목을 담아 가산점을 부여키로 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안테나, 중계기 분야에 국내 중소기업의 참여가 가능토록 해서 5G 장비 도입을 중소기업과 함께 5G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LTE 투자 종료 이후 어려움에 처한 국내 중소기업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지 주목된다.
〈표〉이통 3사 5G RFP 현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