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밀크씨슬, 오메가쓰리…. 현대인들이 하루 한두 알씩은 먹는 건강보조식품이다.
이같은 영양제는 의사 처방에 따라 구매하는 것보다 입소문이나 '카더라 통신'을 통해 사먹는 게 대부분이다. 자신의 몸 상태나 체질, 먹고 있는 약과 상관관계를 따져 콕 찍어주는 서비스는 없을까.
2016년 1월 창업한 스타트업 '왓비타' 김복기 대표는 약사 출신이다. 김 대표는 약대를 졸업하고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영업마케팅을 담당했다. 그 후 약국을 운영했지만 세상에 좋은 일을 해보자는 그의 포부에 지역사회는 작게만 느껴졌다.
김복기 대표는 “몸이 안 좋아 약국에 와서 상담을 받는 게 일반적인데, 생애주기를 보면 몸이 안 좋아지는 시기가 있다”며 “미리 알려주고 컨설팅 해주면 내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보람도 있을 것 같았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왓비타는 웹사이트로 운영한다. 고객이 웹사이트에 들어오면 10여개 문항 설문지로 약식 검사를 한다. 남녀 별로 질문 종류도 다르다. 고객 상태에 따라 먹지 말아야 할 것과 먹어도 좋은 것을 판단한다. 효율이 높다고 생각되는 조합을 추천한다. 영양제 추천에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이 쓰인다. 최종 승인은 약사인 김 대표 손을 거친다.
국내 영양제는 성분 정보를 대부분 공개하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DB)화가 됐다. 외국 제품 중 한국인이 좋아하는 제품을 수집, 정리하고 있다. 올 하반기 DB를 마무리하고 연말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베타서비스를 마치고 지난달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베타서비스 기간 쌓은 상담사례가 500여건이 넘는다. 서비스 한 달이 조금 넘은 지금 300건 이상 상담사례가 모였다. 상담사례는 빅데이터로 알고리즘 매칭 정확성을 높여 준다. 특별한 예외상황 아니면 자동매칭이 가능하다. 노령이거가 약 복용이 많거나 질문이 많은 고객은 따로 답을 달아준다.
상담을 통해 추천한 비타민은 함께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바로 구입이 가능하다. 성분, 가격, 브랜드를 종합 검토해 저가와 고가 두 가지 모델만 제시한다. 고객이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는 불편을 없앴다.
제품 구매와는 별도로 상담은 계속 들어온다. 왓비타에겐 매출도 중요하지만 상담 데이터가 바로 재산이 된다. 빅데이터 전문가 1명을 영입해 데이터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은 이용에 제한이 있어 웹부터 확장하고 안드로이드, iOS로 넓힐 예정이다.
김복기 대표는 “상담데이터 확보와 추천시스템 정립을 우선으로 한다”며 “매출이 늘어나면 앱시장 진출도 현재 직원이 가진 마케팅 능력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왓비타는 건강보조식품 추천과 구매, 복용 체크를 넘어 식습관이나 생활습관까지 관리해주는 토털케어 서비스를 지향한다. 국내외 성공 사례 아직 없다. 건강에 관련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인터뷰-김복기 왓비타 대표
“설문에 보다 자세히 답변을 해주시면 더 정확한 추천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체질과 건강상태에 맞춰 알맞은 건강기능식품을 매칭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복기 대표는 작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데모데이 행사에 참가했을 때를 회상하며 “외국에서는 한방에 관심이 높았다”며 향후 해외 진출 때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기업가들 만나보니 미국시장 진출도 생각하게 됐다.
김복기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약과 연관된 헬스케어를 해보고 싶다”며 “나중에는 의사들도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예전에 테스트 할 때 상담해주고 구매하는 데, 어떤 고객이 이메일로 질문하다가 전화까지 하면서 상담을 계속했다”며 “그런 열성 고객들 피드백이 서비스 발전에 밑거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