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들을 위한 실버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건강증진, 노후생활의 질 개선과 관련해 고령자용 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버푸드 관련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 지난해 1조1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16조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사코페니아 연구소'를 출범했다. 저출산 및 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영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뉴트리션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매일유업은 그중에서도 최근 시니어 계층의 주요 질환으로 주목 받는 사코페니아에 중점을 두고 전문 연구개발(R&D) 조직을 만들었다. 모유 연구 및 분유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두번째 전문 연구소다.
연구소 수장으로는 매일유업 영양식연구센터에서 영유아식과 환자식 연구 및 제품 개발을 총괄하고 하는 김용기 센터장이 연구소장을 맡았다. 정지아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 소장도 합류했다.
사코페니아는 팔과 다리 등을 구성하는 골격근이 정상보다 크게 줄어드는 근감소증으로 연구소는 사코페니아 질환 관련 학술연구 및 제품 개발과 국내외 트렌드 리서치 등 전문적인 종합 연구 조직을 목표로 한다.
이에 앞서 매일유업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전문의 및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지역사회 노인들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18개월간 진행한 노인 건강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187명의 노인들에게 류신이 함유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제공한 결과 낙상·노쇠·사망예측 등을 포괄하는 노인의 신체기능지수(SPPB)가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
실버푸드의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면서 매일유업 외에도 다른 식품 업체들도 잇따라 실버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연화 기술을 개발해 저작능력이 약한 노인들이 먹기 좋은 음식을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0월 연화식 전문 브랜드를 출시했다. 국내 처음으로 연화식 전문 제조시설을 갖추고 부드러운 스테이크 등 기술 2종에 대해 특허를 신청했다. 고등어 등 8종류 생선을 뼈째 먹을 수 있어 병원 환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아워홈도 고령자를 위한 부드러운 고기와 떡을 출시했다. 치아와 소화기능이 약해진 고령층이 편하게 먹고 싶어하는 대표적 음식이다. 효소를 침투시켜 연한 정도를 조절한다. 연근이나 우엉조림, 브로콜리 같은 딱딱한 채소까지 범위를 넓혀 올해 시중에 판매할 계획이다.
정식품은 지난해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를 내놨다. 오메가3 지방산 등 고령층을 위한 성분을 더했다. 이마트도 고령층 필수 영양소를 강화한 전용영양식 6종류를 출시한 바 있다. 일동 후디스 등 유제품 업계도 고령층을 위한 분유나 유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김용기 매일유업 사코페니아 연구소 소장은 “사코페니아 연구소 출범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자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