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요금, 사업자별로 최대 10배 차이 난다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충전 요금이 사업자별로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주유소처럼 충전 인프라의 위치, 접근성, 이용도에 따라 변별력이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 수요와 수익성 등을 고려한 민간 충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일반 운전자가 휘발유 가격이 싼 주유소를 찾아 주유하는 것처럼 전기차 이용자도 대체로 저렴한 전기 충전소를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

정부 보조금 지원을 통해 민간 업체가 설치한 편의점 전기차 충전소.
정부 보조금 지원을 통해 민간 업체가 설치한 편의점 전기차 충전소.

1일 전자신문이 국내 충전사업자 에버온, 지엔텔, 포스코ICT,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이하 한충전), KT 등 5개 사업자별 충전 요금을 비교 분석한 결과 ㎾h당 충전 요금은 34.56원에서 많게는 337원까지 넓게 분포돼 있다.

대다수 사업자가 한국전력공사의 계절·시간에 따라 전기요금이 다른 계시별 요금제를 바탕으로 요금을 책정했지만 충전 인프라의 접근성과 이용 편리성을 감안해 가격을 정한 곳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기차 충전 이용이 가장 많은 경부하(밤 11시~오전 9시) 때 ㎾h당 충전요금이 가장 저렴한 업체는 지엔텔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34.56원, 봄·가을철 35.22원, 겨울철 48.20원을 각각 책정했다. 또 1년 중에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여름철 최대 부하(오전 10시~낮 12시 등) 때는 KT가 337원으로 가장 비쌌고, 겨울철 최대 부하 때는 일괄 요금을 적용한 포스코ICT가 313원으로 최고가를 보였다.

평균 요금이 가장 저렴한 사업자는 지엔텔이었다.

지엔텔이 가장 저렴한 이유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신용카드나 자체 서비스 카드가 아닌 스마트폰 인증, 과금 방식 채용으로 충전기당 별도의 고정 통신비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드가 아니라 스마트폰만 사용하기 때문에 타 사업자 간 로밍(사용 호환)이 안 되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계시별 요금제와 상관없이 선불·후불만으로 일괄 요금을 적용한 포스코ICT가 313.1원(선불), 306.8원(후불)으로 가격을 정했다. 포스코ICT는 현대차, BMW, 이마트 등과 연계해 접근성이 뛰어난 전국 생활 시설 및 유통 거점에 약 250곳의 충전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충전소 상면(부지) 가치가 다른 경쟁사보다 높다. 회사는 자체 운영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주민센터 충전소는 ㎾h당 250원을 적용하는 등 부지 가치에 따라 요금제를 차등화할 예정이다.

충전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요금에 관여하고 충전기 보조금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아직 민간 시장이 활발하게 생겨날 수 없는 구조”라면서 “일반 주유소처럼 전기차 충전소 역시 위치나 서비스 품질에 따르는 수익 모델이 점차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5개 충전사업자별 전력 ㎾h당 요금 체계(자료 각사)

전기차 충전요금, 사업자별로 최대 10배 차이 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