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가상현실 골프와 야구를 이어 갈 비즈니스 모델
가상현실(VR) 스포츠 산업을 가장 먼저 개척한 나라는 한국이다. 관광 온 외국인이 선호하는 체험거리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 골프존은 2001년 VR 골프 기기 연구개발(R&D)에 성공했고, 이후 센싱 기술을 발전시켜서 하나의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 냈다. 점포 형태의 사업이다 보니 너무 많은 기기가 유통되는 현실이어서 프랜차이즈 관련 법규를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이슈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가 VR 스포츠 강국이 되도록 많은 기여를 했다.
최근에는 야구방도 비슷한 사업 모델로 성행하고 있다. 3년 전에 스타트업 기업을 준비하는 한 선배가 보여 준 사업 모델이 VR 야구였다. 내 투자 분야가 아니어서 조언만 했지만 단기간에 성행, VR 스포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2월 VR 배드민턴 스타트업에 투자한 엔젤 투자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을 정도로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VR와 증강현실(AR) 기술은 생활 스포츠에 접목하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척이 가능하다. 나이키가 설치한 200m 길이 러닝 트랙에서는 달리기 전에 자신의 기록을 입력하면 디지털 아바타가 만들어져서 트랙 벽면 발광다이오드(LED) 화면 속에서 함께 뛴다. 트랙 위에서 나 자신과 경쟁하는 신기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핀란드 업체가 개발한 AR 암벽 등반 게임은 실제 암벽 등반 벽에 깊이 인식 센서, 카메라, 프로젝터 등을 설치해 한층 재미있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 VR를 통해서는 가상의 상대와 경기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현과 같은 테니스 스타와도 테니스를 즐길 수 있으니 운동 효과도 높이고 혼자 하는 운동의 지루함도 날릴 수 있다.
VR와 AR는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프로농구(NBA)에서는 VR·AR 기술을 활용한 중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구축, VR 생중계를 했다. 특히 선수 1인칭 시점에서 바라본 영상은 물론 경기장 곳곳을 360도로 시청할 수 있도록 촬영해 전 세계에 VR, AR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 줬다.
이 같은 시도는 드론과 결합, 신종 스포츠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 해외 드론업체가 28개 드론을 이용해서 펼쳐낸 드론 스카이다이빙 종목이 있다. 스카이다이버는 드론에 매달려서 330m 높이에 뜬 뒤 공중으로 뛰어내린다. 스릴감이 압권인 드론 다이빙은 새로운 레저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드론과 센서 기술 발전으로 드론 스포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고 시속 190㎞의 짜릿한 속도감을 자랑하는 드론 레이싱은 이미 세계 정규 리그까지 개최되고 있고, 마치 이종종합격투기(UFC)를 연상시키는 드론 격투기도 특유의 박진감으로 많은 팬을 모으고 있다. 드론 축구, 드론 서핑 등 앞으로 드론을 활용한 스포츠는 더욱 무궁무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언젠가는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손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불러오면서 홀로그램 선수들과 함께 뛰고 직접 경기 속으로 들어간 듯한 체험까지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VR·AR 기술이 만들어 낼 다양한 스포츠 비즈니스 모델! 상상력에 한계는 없다.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 보라!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