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과 공동으로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재활 및 통증 치료 기술을 개발한다. 미국에서 실제 환자에게 연구 효과를 검증한다. VR가 디지털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보여 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기어VR, 기어핏2 등을 활용한 '디지털 통증 완화 키트' 효과를 시험한다. 삼성전자 북미법인과 미국 트래블러스 보험사, 글로벌 제약업체 바이엘, 척추전문병원 시너스시나이, 어플라이드VR 등이 손잡았다. 허리나 팔다리 골절 등 정형외과 부상자 대상으로 VR 치료 효과를 연구한다.
디지털 통증 완화 키트는 VR와 웨어러블 기기 및 저주파 치료 등을 혼합해 환자 심리를 편안하게 하고, 약물을 대신해 통증을 완화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골절로 인해 만성통증을 겪는 환자에게 VR로 편안한 환경을 제공해서 심리를 안정시키고, 통증이 있을 때는 저주파 치료로 약물을 대신한다. 웨어러블 기기는 환자 상태를 실시간 파악하는데 활용한다.
시더스시나이 병원은 다양한 연령대 환자 약 1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시험 대상이 일반 환자 대비 약물 사용을 얼마나 적게 사용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다양한 경제 및 의학 효과가 기대된다. 환자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약물 사용을 줄여서 치료비를 낮춘다. 장기간 치료 환자는 마약성 진통제를 포함한 진통제 남용이나 약물 중독이 생길 수 있지만 이를 피하는 효과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유럽과 중동 7개국에서 VR를 활용해 고소공포증과 대인기피증 등 사회공포증을 극복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 참가자는 VR로 공포 상황과 마주치고, 치료를 병행해 효과를 크게 거뒀다.
국내에서도 분당차병원이 VR를 재활 의학에 활용, 거동 불편 환자가 가상공간에서 팔다리를 움직이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VR 기술이 의료용으로 주목받는 것은 시공간상의 제약을 뛰어넘기 때문”이라면서 “환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루한 재활 치료에 재미 요소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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