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어린이집 등 공공시설에 공기청정기 보급 지원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범 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화한다. 올해 전국 지자체 공기청정기 수요는 완제품과 렌털 지원을 합쳐 최소 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업계는 각자의 강점을 내세워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다.
12일 본지가 각 지자체를 취재한 결과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만 공기청정기를 10만여대 지원할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까지 합하면 20만대 이상 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올해 시에 등록된 어린이집 내 보육실 2만8000여개실에 공기청정기 설치를 지원한다. 서울시에 등록된 보육실(교실) 전체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기도는 올해 도내 모든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보육실과 유희실(어린이집 내 실내놀이터)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한다. 도내 어린이집 1만1825곳의 보육실과 유희실 총 6만2000여곳이 사업 지원 대상이다. 도 교육청과 협력해 유치원 9822개 교실, 취약계층시설 1만898곳에도 설치비를 지원한다. 경기도에서만 공기청정기 약 8만대 수요가 발생한다.
광주시는 어린이집 1240곳에 30만원씩 공기청정기 구입비를 일괄 지원한다. 추가 비용과 사후 관리비는 어린이집에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부산시에서는 서구와 수영구에서 관내 어린이집 100여곳에 공기청정기 설치를 지원한다. 강원도는 도 교육청 차원에서 유치원 470개, 초등학교 1573개 학급에 공기청정기 임대설치를 지원한다.
아직 공기청정기 보급사원을 시행하지 않는 지자체도 지원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충북도는 어린이집 1186곳, 지역아동센터 185곳, 장애인 거주 생활시설 86곳, 양로원·요양원 367곳 등 1824곳 대상으로 보급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사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 수요 규모도 상당하다. 교육부는 따르면 전국 유·초·중·고 공기청정기 및 공기정화시설 보급률은 31.5% 수준이다. 교육부는 각 지자체와 협의해 공기청정기 보급을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는 정부와 지자체 차원 지원 사업 물량을 수주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기청정기를 '필수가전'으로 키우는 데 집중한다. 보급형 제품은 물론 100만원 이상의 고가 프리미엄 라인업도 내세워 홍보를 강화한다.
SK매직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공기청정기 제품으로 공공 시장 공략에 대비하고 있다. 후발 주자 청호나이스는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렌털에 한해 등록비 면제와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별도의 규정을 신설했다. 대유위니아와 위닉스도 공공 시장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올해 냉장고 시장 규모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를 완제품과 렌탈 제품을 포함 200만대 이상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 해 200만대 초반 수준으로 형성되는 냉장고 시장과 맞먹는 수치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