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페이스북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내주 발표한다. 망이용료 협상은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 고위관계자는 “다음주 방통위 전체회의에 제재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2016년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정산을 두고 갈등하다 가입자의 인터넷 접속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해 접속 지연 현상을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접속을 차단해 이용자를 차별했다고 보고 사실조사에 들어갔다. 사실조사는 실태점검에서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착수하게 되는 절차로 시정명령, 과징금 등 행정제재를 전제로 한다.
방통위는 그 동안 사실조사를 망이용료 협상과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이상 '제재'를 '압박카드'로 활용하기가 곤란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방통위가 '출구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페이스북을 협상 테이블에 앉힌 것으로 만족하고, 이용자 이익 침해에 대한 제재와 재발 방지를 의결하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방통위는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를 출범, 이를 향후 페이스북 압박 카드로 지속 활용할 수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 국내외 인터넷 업체들의 망 비용, 조세 회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상생협의회를 발족해 첫 회의를 가진 바 있다. 방통위는 협의회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를 '글로벌 기업 망이용대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세금과 망 이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아 한국 기업들이 역차별 받는다는 여론을 의식해 정부가 나선 셈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현재 페이스북이 제시하는 망이용대가와 우리가 요구하는 망이용대가 차이가 너무 커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망 이용대가는 사업자 간 자율 협상 대상이어서 정부가 강력하게 개입할 수 없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