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급 전송망 시대 열린다 '통신사 간 속도전 점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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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가 테라급(Tbps) 대용량 전송장비 도입을 추진한다. 트래픽 급증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차세대 전송망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기가급(Gbps)에 머물렀던 장비 고도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다.

SK브로드밴드는 통신장비 업계에 1테라급 패킷전송망장치(PTN) 도입 가능성을 타진했다. 기간망에 초고용량 PTN을 적용, 전송망 인프라를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다. 통신사가 1테라급 대용량 PTN 장비를 기간망에 적용한 사례는 없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1테라급 PTN을 도입할 수 있는지 통신장비 시장 상황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검토 단계로 구체적 도입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SK브로드밴드가 1테라급이란 명확한 용량을 제시, 이르면 연내 테라급 전송망 구축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SK브로드밴드가 1테라급 PTN을 도입하면 기간망 전송장치 처리용량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초당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기존 수백기가바이트(GB)에서 1테라바이트(TB)로 늘어난다.

가상·증강현실(VR·AR) 콘텐츠와 초고화질(UHD)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테라급 전송망 개막이 임박해지면서 통신사 간 속도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KT는 올해부터 텔레필드 320기가급 PTN 장비를 기간망에 도입, 전송망을 고도화한다. LG유플러스는 2014년 코위버 PTN 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양사 모두 수백기가급으로 SK브로드밴드가 테라급 장비를 도입하면 추격전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통신장비 업계 구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산보다 국산 PTN 장비를 도입하는 분위기지만, 1테라급 대용량 PTN을 만들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없다. PTN보다 한 단계 상위 계층에 있는 패킷광전송장치(POTN) 기능을 조정, PTN처럼 쓸 수 있다. POTN의 '광(O)' 전송 기능을 끄는 방식이다.

POTN 보유 업체가 테라급 전송망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테라급 POTN은 우리넷과 코위버 등이 개발한다.

통신장비 관계자는 “통신사와 통신장비 업체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있다”며 “장비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