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로 '대동여지도'를 비추니 조선 시대에 김정호가 전국을 다니며 지도를 만드는 동영상이 나온다. 모바일 기기를 움직이니 두물머리 풍경이 360도로 펼쳐진다. 현장에 가지 않고도 교실에서 실감나는 콘텐츠로 사회, 과학, 영어 수업을 듣는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 과정'을 적용한 첫 디지털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해 올해 상반기 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보급된다고 14일 밝혔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를 탑재한 첫 디지털교과서다.
2015 개정 교육 과정 디지털교과서는 올해 처음 나왔다.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사회, 과학, 영어 과목이다. 에듀넷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 후 학교를 선택하면 교과서 서책과 같은 출판사 디지털교과서를 내려받을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 과정 디지털교과서는 AR·VR와 360도 뷰어 등 실감형 콘텐츠를 담았다. 사회·과학 교과서는 실감형 콘텐츠로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였다. 영어 교과서는 영어 단어나 문장 옆 아이콘을 클릭하면 원어민의 음성을 그대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태블릿PC뿐만 아니라 PC와 스마트폰에서도 디지털교과서로 학습할 수 있다. 한 번 다운로드한 후에는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인터넷을 연결한 후에는 동기화를 통해 메모 등 추가 내용을 업데이트한다.
교육부는 지난 2013~2016년 '2009 개정 교육 과정'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시범 사업을 벌였다. 초등학교 3~5학년과 중학교 1학년 사회·과학 교과에 맞췄다. 연구학교와 활용을 희망하는 학교에 일부 적용했다. 지난해 2015 교육 과정에 맞춘 콘텐츠와 뷰어를 개발, 최근 검정을 마쳤다. 이번 학기부터는 모든 학교가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는 실감형 콘텐츠로 학생의 이해도를 높이고 자기 주도 학습을 돕는다. 앞으로 학습 분석 기능이 추가된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는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할 교사 대상 연수 과정을 마쳤다. 교사는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듣고 디지털교과서와 뷰어, 학습커뮤니티 위두랑, AR·VR 활용법을 배웠다. 이러한 기능을 수업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공유했다.
디지털교과서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 그동안 디지털교과서는 시범 사업이어서 교육부가 개발비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보급됐다. 디지털교과서 가격 책정은 처음이다. 교육부와 출판사가 협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학교는 디지털교과서를 먼저 사용한 후 가격이 책정되면 정산한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2학년 과학·영어, 고등학교 1학년 영어, 2020년에는 중3과 고등학교 2학년 디지털교과서가 단계별로 출판된다.
김석 교육부 이러닝과장은 “올해부터는 연구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와 교사가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디지털교과서 활용을 위한 학교 무선인프라와 태블릿 PC 보급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